기도 세리모니 아주 오래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냈던 차범근씨가 경기 시작 전 기도를 하는 것이 방송된 것을 보고 도올 김용옥씨가 공개적으로 기도는 골방에서나 하라는 공격적인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상당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당사자인 차범근씨가 경기 전 기도를 하는 것은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하여서가 아니라 나의 삶이기 때문이라고 반론한 대목이었습니다. 목회를 하는 목사이기에 당연히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차범근씨에 대한 도올의 독설을 보면서 너무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고 치부했던 기억도 저에게는 있습니다. 지난 23일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이 원정 16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가슴 졸이는 경기 끝에 16강이 확정되는 순간 우리나라 선수들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뻐하며 16강 진출을 자축했습니다. 이어 전 세계에 방송되는 화면으로 우리 기독교인들에게는 정말로 감동적인 화면들이 보였습니다. 신실한 크리스천으로 잘 알려진 이영표 선수가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을 시작으로 10여명의 크리스천 선수들이 함께 원을 두르고 기도로 하나님께 감사하는 장면은 마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부흥회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더불어 그 날의 압권은 이영표선수를 카메라 앵글이 줌업(zoom-up)하여 클로즈업(close-up) 할 때 마침 이영표선수의 절규와도 같은 외침이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주여, 주여" 또한 역전 골을 성공시킨 박주영선수의 기도 세리모니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고유 브랜드처럼 여겨지는 그만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저는 목사로서 하나님을 향한 저들의 하나님을 향한 감격적인 표현과 사역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노파심에 피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독적인 세리모니에 대하여 극단적인 불쾌감을 비치는 타 종교인들과 심지어 안티 크리스천들이 보이는 반응에 대한 우리 기독교인들이 가졌으면 하는 반응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한 마디를 남기고 싶습니다. 어떤 것일까요? 이해하며 침묵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기독교계에서도 타종교에 대한 국가적인 배려나 종교적인 편향에 대한 문제가 보이면 벌떼같이 일어나 집단적인 힘을 보여주며 예민하게 반응을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우리들에게는 감격적인 일들로 보이는 기독교적인 세리모니를 비롯한 기독교적인 행위가 저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고등종교라고 매번 말하는 우리 기독교는 저들의 불편한 반응에 대하여 다시 또 투쟁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침묵했으면 합니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벌 떼처럼 갖은 방법으로 우리 기독교를 폄훼하고 공격한다고 하더라도 똑같이 공격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침묵했으면 합니다. 이유는 세상의 사람들은 우리들과 신앙적인 생각의 다름을 갖고 있기에 생각이 다른 저들의 궁극적인 구원을 위하여 우리 기독교인들이 포용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같이 반응하면 도리어 세상과 소통해야 하는 우리 기독교에 대한 유리(遊離)됨은 물론이거니와 영혼 구원의 사역에 장애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16강이라는 숙원을 해결했습니다. 전 세계를 향하여 하나님의 군사들이 힘차게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저들에게 형제로 자매로 응원하며 박수를 보냈으면 합니다. 이글을 쓰는 토요일 아침, 오늘 저녁 우리 형제들의 또 다른 기도 세리모니가 전 세계의 지구촌 식구들에게 보여 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