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파괴적인 목회자2024-03-27 11:13
작성자 Level 10

파괴적인 목회자

 

금요일 아침, 출근을 해서 국민일보 미션 란을 펼쳤습니다.

지구촌 교회를 섬기는 한국 교회의 최고의 설교가라고 많은 이들이 수긍하는 이동원 목사께서 자신의 서재라는 테마에서 목회자로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독서하는 시간이라고 고백하면서 몇 권의 책을 독자들에게 소개했습니다.

그 중에 눈에 띈 책이 유진 피터슨의 '묵상하는 목회자'였습니다.

종이 이 책을 기억하는 이유는 유진 피터슨이 책에서 갈파한 이 시대를 주님의 뜻으로 일구어 가는 목회자상을 세 가지의 형용사가 붙은 목회자가 되라는 권고로 가름한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주하지 않은 목회자','종말론적인 목회자', 그리고 '파괴적인 목회자'가 바로 그가 권고한 목회자상입니다.

앞에 두 가지의 형용사로 표현된 목회자상은 실로 모두가 함께 흔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기에 차치하고 제게 흥미를 주었던 것은 '파괴적인 목회자'라는 대목이었습니다.

'파괴적인 목회자'

도무지 제목만으로는 목회자라는 신분과는 매치가 되지 않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피터슨의 글을 읽다가 100% 공감하는 데는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자아적인 신앙을 갖고 있는 현대적인 신앙인들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하나님 중심의 신앙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굳어져 있는 이기적인 속성들을 파괴시키는 목회자가 되라는 권면이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기존의 종교적인 담을 쌓고 자아 기득권적인 방어진을 구축하고 있는 자아 중심의 왕국을 건설하고 있는 조직과 체계를 뒤집어 업으신 파괴주의의 대가라고 피터슨은 지적하면서 책 제목처럼 적어도 묵상하는 목회자는 예수님의 그 길을 따라가야 함을 역설하는 것을 보면서 종도 심장이 뛰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 개척 2년차의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불과 두 살 밖에 안 되는 교회에서 사역을 감당하면서 유진 피터슨이 말한 ‘파괴적인 목회자’라는 단어가 다시 종을 흥분하게 만듭니다.

이강덕목사가 목양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워왔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파괴적인 목회자인가? 아니면 고용된 목회자인가?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의 목회자 상에 대한 고민은 종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모든 목회자의 고민일 것입니다.

조직화되어 있고 아주 정치적인 것에 민감해 있는 교회에서 이미 파괴적인 목회자로 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어쩔 수 없이 고용된 목회자로 살아가야 하는 아픔이 있습니다.

21세기라는 다원주의가 판세를 이미 장악한 세기를 살아가면서 파괴적인 목회자가 된다는 것은 이미 생명을 걸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에 더욱 더 유진 피터슨이 권면했던 ‘파괴적인 목회자’의 면면이 종에게는 가슴에 남습니다.

5월의 싱그러운 계절 다시 한 번, 힘이 들지만 끝까지 파괴적인 목회자로 서기로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