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으로서의 부족함을 진정으로 인정한 만큼만 하나님을 인정했던 것 같다. 그런 부족함에 대한 자각 없이 내가 정한 목표를 완벽히 이루려 할 때 기복의 하나님은 내게 소환될 뿐이었다. 그렇게 하나님과의 부적절한 관계 안에 있을 때 나에게 병이 찾아왔고, 내 기준의 완전한 치유나 병으로부터의 완전한 자유가 아니면 나는 만족하지 않겠다고 완고하게 버티고 있었다. 내 특유의 강박관념은 어김없이 이 상황에도 적용되었고, 나는 처한 현실과 나의 바람 사이의 괴리에 절망하고 있었다. 더불어 크리스천을 자처하면서도 이런 절망에서 자유롭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나는 탄식하고 있었다. 진작 나의 절대적인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만큼의 주권을 하나님께 돌려 드리고 인생을 항해했다면, 나 보기에 완벽한 것이 아닌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것이 완벽한 것이라는 인식을 했다면, 내 인생의 방식과 목표한 대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게 달라진 인생항로를 통해 지금 정박해 있는 곳은, 처한 환경에 무관하게 상실감과 절망 대신 환희가 넘치는 자리일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전존재의 주권을 모두 하나님께 넘겨 드릴 수 있는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거듭나길 소망한다. 이것은 나의 완벽주의와 수고로는 이룰 수 없기에,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도우심을 함께 소망한다. 또한 내가 오늘 갈무리한 이것이 진리이며, 이 진리가 나를 현실의 모든 문제에서 자유롭게 하기를 소망한다. 바벨탑을 향하던 나에게 예고 없이 불어 닥친 이 매서운 북서풍이 형벌이 아닌, 내 인생의 항로를 진리로 돌려놓은 하나님의 은혜이기를 소망한다. 2018-1-13” 서정수집사가 육체를 견딜 수 있을 만한 마지막 시기에 기록한 마지막 글입니다. 너무나 소중한 자기 내려놓음이 아닙니까? 기고만장하지 맙시다. “주권을 하나님께 돌려드리고 인생을 항해했다면 나 보기에 완벽한 것이 아닌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것이 완벽한 것이라는 인식을 했다면, 내 인생의 방식과 목표한 대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이 한 마디에 나는 산자이지만 죽은 자에게 위로를 받는 기막힌 아이러니의 은혜를 받습니다. 사랑하는 세인 지체 여러분! 전존재의 주권을 모두 하나님께 넘겨 드릴 수 있는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거듭나길 소망합니다. 그러려면 질문을 하되 그 질문의 답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욥기 신학의 정수입니다. 고 서정수 집사의 영혼 위에 하나님의 빛이 머물고 있음을 종은 확신합니다. 오늘 수요기도회에 선포할 욥기 세 번째 강해의 결론 부분 원고입니다. 2주 전, 51세를 일기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정말로 사랑했던 고 서정수 집사가 투병 중에 쓴 ‘The Confession’의 마지막 일기의 한 부분을 토대로 작성한 설교 원고입니다.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육체로 버틸 수 있는 한계점에 도달하기까지 버티면서 쓴 이 마지막 고백에 나는 한 순간 멍했습니다. 더군다나 욥기를 강해하는 때와 맞물려 더 더욱 그가 보고 싶어 마음이 아렸기 때문입니다. 동생 집사가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기를 원한다는 말에 용기를 내 SNS에 올려봅니다. 오늘 저녁 설교 때, 또 많이 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