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없으면 안 되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불가불 컴퓨터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불행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는 요소임이 분명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 종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이것을 알기에 가능하면 아날로그식으로 회기하려 노력을 하는 편이고 나름대로는 아주 의도적으로 컴퓨터를 멀리해보려고 해보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무실과 집으로 오가며 사용하는 컴퓨터가 노트북 컴퓨터입니다. 직전교회에서 사용하던 컴퓨터는 모 장로께서 저를 위해 사주어 기증한 것이었지만 후에 여러 가지 뒷말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교회에 반납하고 개척을 하면서 새로운 노트북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거의 2년을 사용한 개인용 노트북의 사양 자체가 윈도우 비스타 시스템이라서 충돌도 많고 사용에 불편함이 많이 있었고 성능 자체의 속도도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 지난 주간 하드 디스크를 포맷하며 사용이 편리한 윈도우 XP 사양으로 바꾸어 새롭게 오퍼레이션 체계의 변화를 주었습니다. 동시에 저의 태신자가 또한 이와 관련된 직종에 있기에 또 한 번 교제하겠다는 또 다른 목적도 있었습니다. 여하튼 더불어 차제에 이번에 노트북을 새롭게 포맷하고 나니 컴퓨터가 완전히 새 것이 된 느낌이라서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컴퓨터를 모르는 지체들이 지금까지의 글을 읽으시면 웬 화성에서 온 사람처럼 담임목사가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하는가 하고 의아해 하실 것 같아 부연하고 싶은데 아주 쉽게 사람에 비유하여 말씀을 드린다면 입고 있는 헌옷을 다 벗어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람이 옷을 새 옷으로 갈아입으면 느낌이 달라지는 것처럼 제가 사용하는 컴퓨터도 그렇게 달라졌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번에 컴퓨터에 새로운 옷을 입히면서 단순히 옷을 바꿔 입히는 그런 일이 아닌 또 다른 영적인 아주 묘한 도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무엇인가 하면 예수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면서 우리들도 날마다 영혼의 포맷이 필요하겠다는 도전을 말입니다. 예기치 않은 고난,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하나님께 짐짓 범죄 하여 더러워진 자아,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까지 완전히 씻어내고 새롭게 변화된 내 영혼의 맑음을 위해 영혼의 포맷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도전을 이번에 노트북을 포맷하며 각인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종의 이런 심정을 이미 알았던 다윗도 그래서 그의 시에서 이렇게 고백하며 노래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따라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주의 많은 긍휼을 따라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시 51:1)
우리들의 쓴 뿌리들이 도말되는 은혜는 우리들의 영혼을 새롭게 할 것이 분명합니다.
종과 더불어 우리 세인 지체들 모두가 영혼의 포맷을 날마다 경험하는 은혜의 주인공들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