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노 권사님들이 있어 행복합니다.2024-03-27 11:20
작성자 Level 10

노 권사님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우리 교회의 특징은 교우들의 분포도가 아주 이상적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상당수의 교회들이 노인들이 주축이 되어 있는 노쇠현상이 두드러진다는 분석 기사를 얼마 전에 크리스천 메거진에서 본 적이 있는데 사실입니다. 이런 공통적인 분모가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회는 노년, 중년 그리고 젊은 교우들이 아주 적절하게 포진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그 만큼 우리 교회는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를 경험하고 있는 비전이 있는 교회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목회 초년병 시절 청년 목회에 역점을 두고 쏠쏠한 재미를 느끼고 있을 때 인근 지역에서 함께 동역하고 있던 친구 목사가 저에게 염려하는 마음으로 던진 화두가 있었습니다.

'이 목사, 청년들의 신앙은 청년들의 신앙으로 머문다는 한계가 있어.'

점잖은 말로 일러 준 이 말의 의미는 아마도 신앙이 아주 좋은 청년들도 시집, 장가를 가면 그 신앙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충고였다는 사실을 제가 모를 리 없습니다. 당시에 청년 목회에 재미를 붙이고 있던 시절이라 그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지만 목회의 연륜이 쌓이면서 교회의 지체들은 다양해야 함을 진하게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주부터 추계 목장 대심방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심방을 시작한 창세기목장에는 우리 교회에서 가장 연세가 많으신 권사님을 위시하여 평균 연령이 목장 중에서는 가장 높은 연령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목장입니다. 어찌 보면 어른 목장이라고 정의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연세가 있다 보니 소속되어 있는 권사님들 중에는 안 아프신 분이 없을 정도로 종합 병원을 방불케 합니다. 노환으로, 당뇨로, 퇴행성관절염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육체의 질고를 경험하고 있는 지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은 노권사님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행복했습니다. 그 이유는 지난 주간에 대심방의 스타트를 끊은 목장에 소속된 권사님들이 우리 교회에서는 가장 열심히 있고 모이기에 힘쓰는 분들이시기 때문입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덥거나 춥거나 상관이 없이 이른 새벽 미명에 교회차를 기다리며 은혜를 사모하는 어르신들입니다. 비록 육체적으로 이제는 많이 후패하여 하나님 교회의 봉사와 섬김을 할 수 없는 나약함이 현저한 지체들이지만 예배만큼은 죽기를 각오하는 일사각오의 심정으로 사수하는 자랑스러운 어르신들입니다. 그러기에 지난 심방 때 종은 가슴 벅찬 감사로 노권사님들을 위해 안수하며 축복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기뻤습니다. 우리 교회의 노권사님들이 계심을 말입니다.

종은 이제 하나님 교회의 은퇴가 불과 15년 남짓 남았습니다. 그러기에 개인적인 소망이 있습니다. 우리 노권사님들의 장례는 제가 은퇴하는 해에 한꺼번에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너무 야무진 꿈인가요? 여하튼 정말로 우리 노권사님들이 행복하게 장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종이 고백합니다.

권사님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