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 시리즈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 한때 소중했던 것들) 글을 읽고 난 뒤에 두 가지 감정이 있어야 난 직성이 풀린다. 격정적인 도전이 첫 번째고, 말할 수 없는 따뜻한 감동이 그 두 번째다. 작년과 금년, 작가 이기주는 나에게 적어도 후자의 선물을 주었다. 그 감동이 커서 그런지 설교의 인용도 제법 그의 글을 많이 한 것 같다. 이하 말의 품격에서 몇 자 “천천히 반응해야 속도를 따라잡는다.”(p,104) “둔한 감정과 감각이라는 뜻의 둔감(鈍感)에 힘을 뜻하는 ‘력’(力)자는 붙인 鈍感力이 삶의 운동력이 될 수 있다.”(p,107) “타인의 말에 쉽게 낙담하지 말고 가벼운 질책에 좌절하지 않으며 자신이 고수하는 신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힘, 그렇게 삶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바로 둔감력이다”(p,108) 이하 언어의 온도에서 몇 자 “이제 다시는 그 무엇으로도 피어나지 마세요. 지금 어머니를 심는 중”(p,124) “누구에게나 바다는 있다. 어떤 유형이 됐든, 깊고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을 것이다. 어떤 자세로 노를 젓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건너가고 있는지, 한번 즈음은 톺아볼 필요가 있다. (p,148) “중독은 더 심한 중독으로 고칠 수밖에 없는 법.” (p,192) “사랑은 종종 뒤에서 걷는다.”(p,230) “젊은 시절에는 모든 것이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이가 들면 멀리 있는 것처럼 보여! 준비된 사람은 없어. 그러니 걱정할 필요도 없어!”(p,269) 이하 한때 소중했던 것들에서 몇 자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은 반드시 상처를 남긴다. 가장 큰 이유는 서로가 서로에게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한때 내 일부였기 때문이고, 나는 한때 그 사람의 일부였기 때문이다.”(p,12) “누군가 내게 이별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호칭이 소멸되는 일인 것 같아요.’라고 답하겠다. 서로의 입술에서 서로의 이름이 지워지는 순간, 우린 누군가와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덧없이, 속절없이, 어찌할 수 없이”(p,197) “새로운 것은 그립지가 않다. 그리운 것은 대개 낡은 것이다. 혹은 이미 오래 전에 내 곁에서 떠난 것들이거나.”(p,202) “글쓰기는 삶을 부대끼고 미끄러지면서 생각의 결과 감정의 무늬를 문장으로 새기는 일이다.”(p,239) “그리하여 당신의 눈물이 빠져 나간 자리에/햇볕이 스며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마음이 햇살이 어른거리지 않으면/우린 언제나 겨울이다.”(p,241) 목사로 산지 30년이 넘었다. 종교적인 언어를 써야 하는 운명으로 30년을 살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숨 고르기를 난 독서로 한다. 감동의 언어 만나기 말이다. 이기주는 그런 나에게 산소호흡기 같은 존재다. 택하면 후회하지 않는다. 벌써 9번째 부름이다. 독서 버킷 리스트, 진해교회를 섬길 때, 언제나 아군이었던 잊지 못할 좋은 권사님, @ 최경애 권사님을 부릅니다. 시간과 여건이 되시면 저처럼 열권의 책과 열 분의 친구님을 부르시면 된다고 하네요. 좋은 독서 캠페인 릴레이입니다. (부담은 갖지 마시기를.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