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 파페의 ‘팔레스타인 비극사’ 부제: 1948, 이스라엘의 탄생과 종족 청소(열린 책들, 2017년) 워싱턴 사귐의 교회를 시무하는 김영봉 목사께서 지은 ‘팔레스타인을 걷다.’(IVP 간, 2014년)에 나오는 글 하나를 먼저 읽어보자. “그리스도인들은 이스라엘의 시각에서 중동의 사태를 바라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내가 어릴 적에 목사님들은 이스라엘 국가 재건에 대해 설교를 할 때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요, 축복이라고 하나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이스라엘의 폭력과 만행에는 너그럽고 팔레스타인의 아픔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성지순례를 할 때에도 유대인들의 뛰어난 점에만 감탄할 뿐, 팔레스타인들의 한숨과 절망에 대하여는 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p,63) 10여 년 전에 다녀왔던 이스라엘 성지 순례 때 나사렛을 방문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통치하는 나사렛에 들어갈 때 그 살벌했던 분위기를 잊을 수 없다. 여리고에 들어갈 때 동일했던 그 살벌함을 되뇌면 지금 힘이 있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게 자행하고 있는 무자비한 폭력이 아프고 쓰리다. 사정이 이런 데도 너무나 당연하게 이스라엘을 편파적으로 생각하는 용기(?)들이 이상하게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너무 진하게 자리매김했다는 점은 놀랄 만하다. 아마도 김영봉 목사가 지적했던 것처럼 이스라엘은 내 편, 블레셋은 너네 편이라는 말도 안 되는 편 가름에 학습된 이유 때문이리라. 신학의 올곧음은 바름이다. 편벽이 아니다. 편 가름이 아니다. 우리의 주군은 한 번도 그렇게 하시지 않았는데 주군을 따른다는 우리들은 그런데도 피아를 너무나도 선명하게 구분한다. 주군이신 예수께서는 요한복음 17장에서 ‘너와 나’가 하나 되기를 기도하셨는데 오히려 우리는 나누기에 익숙한 아이러니를 범하고 있다. 일란 파페는 이스라엘에서 볼 때 적이다. 정통적인 이스라엘 사람인데 그는 지금 조국에서 살지 못한다. 편협한 이스라엘의 시온주의적인 민족주의에 의해 파면 당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최고의 지성적 상아탑인 히브리대학을 졸업했고, 옥스퍼드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재원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들이 살고 있었던 소위 우리들이 이미 학습된 채로 마땅히 알고 있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지역을 점령하면서 자행했던 이스라엘의 학살과 불법에 대한 직고를 한 탓에 기득권 세력인 조국으로부터 제거 1순위의 대상으로 낙인찍혀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작가이자 학자이다. 그는 소위 팔레스타인의 종족 청소라고 명명되는 작전 ‘플랜 달렛’에 담겨 있는 유대인들의 폭력적 행위들은 종족 청소를 위해 자행했던 히틀러의 홀로코스트 플랜에 비해 별 다를 바 없는 비인간적인 행위로 고발한다. 이렇게 일란 피페가 조국의 탈법적인 행위들을 낱낱이 고발하는 것은 그것이 하나님이 그렇게 강조하셨던 미슈파트와 체다카의 파괴라고 정의했기 때문이다. 신학은 정직해야 한다. 신학의 정점은 균형이다. 하나님에 대한 학문의 정점은 하나님의 바른 뜻을 이해하기 위한 고투요, 투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대인의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팔레스타인을 바라보는 것은 편협으로 가는 첩경이요, 쇄국적인 사고이다. 내가 ‘팔레스타인의 비극사’를 선택하여 독서한 이유는 ‘이스라엘의 비극사’에 익숙해 있었던 내 신학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균형 잡힌 나를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일란 파페는 적어도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파를 던져 준 선생이었다. 작년에 이 책을 독서하는 내내 제 1 이사야에서 기록된 말씀이 오버랩 되는 감동에 젖었던 은혜가 있어서 행복했다. “그 날에 애굽에서 앗수르로 통하는 대로가 있어 앗수르 사람은 애굽으로 가겠고 애굽 사람은 앗수르로 갈 것이며 애굽 사람이 앗수르 사람과 함께 경배하리라 그 날에 이스라엘이 애굽 및 앗수르와 더불어 셋이 세계 중에 복이 되리니 이는 만군의 여호와께서 복 주시며 이르시되 내 백성 애굽이여, 내 손으로 지은 앗수르여, 나의 기업 이스라엘이여, 복이 있을지어다 하실 것임이라” (사 19:23-25) 독서 버킷 리스트 7번째 책을 소개하면서 오늘은 @ 김영호님을 불러 봅니다. 균형적인 신학 지평을 조국교회에 펼쳐나기기 위해 몸부림치는 도서출판 동연의 사역이 더 많은 이들에게 접목되기를 원하며 김영호 장로님의 건강을 중보해봅니다. 시간과 여건이 되시면 저처럼 열권의 책과 열 분의 친구님을 부르시면 된다고 하네요. 좋은 독서 캠페인 릴레이입니다. (부담은 갖지 마시기를.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