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54188722 ‘대세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어휘를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굳이 설명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경향을 말하는 단어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휴대폰 전화번호가 바뀌었습니다. 011 번호를 90년부터 20년간을 사용하다가 드디어 대세론에 밀려 010으로 번호이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정들었던 011번호를 대세론인 010으로 바꾸면서 기기 자체도 일반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이야 스마트 폰의 활용 방법을 누워서 떡 먹는 것처럼 쉽게 습득하게 사용하지만 저와 같은 이미 간 세대 사람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서 맨 처음 사용을 하려다 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였습니다. 이제는 상당수의 애플리케이션을 능숙하게는 아니더라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도 전혀 손대지 못하는 앱들을 보면서 조금만 젊었었더라면의 탄식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에 일이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이 신설된 것이 너무 많아 먼저 찾아가는 목적지에 대한 네비게이션을 제천에서 사용할 수 없는 Wi-Fi 에 접속하여 활용해 보았습니다. 사용하다가 왜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이나 아이폰에 열광하는지를 부분적이지만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한 치의 오차가 없이 가르쳐주는 손에 들려 있는 길안내도 때문에 얼마나 유용하게 이용했는지 모릅니다. 너무나 편리한 세상이 우리들의 손에 쥐어져 있었습니다. 2011년이 밝았습니다. 우리들이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들의 주변에서 혹은 세상에서 공룡과도 같은 모습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이미 다가왔습니다. 90년 초에 시골교회에서 286 컴퓨터를 하나 장만해 놓고 4.2인치 플로피 디스크에 의존하여 주보를 작성하고, 문서를 만들던 시절에 그것도 엄청난 혁명이라고 떠들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우리들의 손에 컴퓨터가 하나 들려지는 시대가 되었으니 그 변화의 소용돌이가 얼마나 큰 지 실감이 납니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목회자이기에 하루에도 어마어마한 변화를 겪고 있는 현장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진리를 사수하며 나아가야 할 것인가는 목회자만이 느끼는 엄청난 부담감입니다. 두 가지가 지금 종에게는 숙제(?)입니다. 이런 세대를 살고 있는 현장을 안아야 하는 목회자로서 변화의 물결을 따라가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더욱 더 종교적인 영성의 빈곤을 느낄 수 있는 이 시대를 복고적 영성으로 사수하는 것이 옳은가? 에 대한 충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의 정답을 찾는 것이야 말로 2011년에 종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박사과정 중에 독서보고서를 쓰기 위해 읽었던 새뮤얼 헌팅턴이 쓴 ‘문명의 충돌’을 읽다가 21세기에 가장 긴장감이 있는 역사적인 통찰을 배우면서 통쾌해 했는데 실로 현직 목회자로서 전술한 두 가지의 긴장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는 아직도 진행형이라 못내 두렵기까지 합니다. 왜냐하면 현실은 가끔 0114188722에서 바뀐 01054188722를 되뇌는 데도 한참을 생각해야한다는 것이 현실적인 비극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겸손히 주님께 두 손을 들어 항복하는 일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2011년이 하나님의 운행하심 속에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