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퍼의 글은 저에게 천 길 낭떠러지의 동아줄 같았습니다. 그의 간결하지만 힘 있는 이 메시지들을 통해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저와 같이 새 힘을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이 책을 읽은 뒤 소회를 밝힌 부분이다. 나는 한 대표의 진정성을 믿는다. 그녀가 근래 당한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본 회퍼의 글들이 얼마나 힘이 되었을 지를 공감했기 때문이다. 크로스웨이 3기 사역 때였다. 본회퍼의 역작인 ‘나를 따르라’를 필독 도서로 선정하여 3기 사역자들에게 읽혔다. 한 지체가 글을 읽고 낸 독후감에서 본 회퍼를 통하여 받은 전무했던 신선한 감동을 적어 냈던 것을 기억한다. ‘나를 따르라’를 읽고 있던 내내 얼마나 본인이 작은 존재인가를 느꼈음을 고백하면서 말이다. 나는 서울신학대학 학부를 다니던 4학년 때 본회퍼를 깊이 만났다. 당시 기독교 윤리학을 수강하면서 군사 정권 속에 숨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던 시기에 그를 만났다. 그 때 강의를 하던 강사는 보수적인 학풍의 신학교에서 나름 진보적인 사상을 갖고 있었던 분이었기에 그가 목숨을 담보로 힘 있게 내뱉던 촌철살인의 어구들에 감동을 받으며 본 회퍼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아마도 시대의 아픔이 더 더욱 본 회퍼에 열광하게 했던 것 같다. 2012년을 시작하면서 만프레드 베버가 엮은 ‘정말 기독교는 비겁할까?’를 접하는 영광(?)을 갖게 되었다. 본 회퍼는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의 행동신학적인 어록들을 접하면서 오늘, 나는 본 회퍼의 정신으로 살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다잡이 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특정한 방식의 종교인이 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법론을 기초로 뭔가 업적을 쌓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싸움은 무기로써가 아니라 하나님과 더불어 승리하는 것이다.”
“우리가 마지막 해답을 성경에서만 기대할 때, 성경은 우리에게 그 답을 보여 줍니다. 왜냐하면 성경 속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오직 하루를 살아갈 만큼의 믿음을 주시기에 믿음은 하나님이 주시는 일용할 양식과도 같다.”
그 어느 것 하나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그의 가르침을 들으면서 영적인 공신력과 권위를 잃어버린 한국교회에서 목회를 하는 현직 목사로서 깊은 터널을 지난 뒤에 새 하늘을 바라보며 들이키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과 같은 기쁨을 얻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기독교는 비겁할까? 에 답하며 사는 목회자로 서기를 이 책을 읽으며 다짐 또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