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에 와서 느낀 것 중의 하나가 음식점에 대한 감흥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천에 있는 음식점들은 뚜렷하게 맛이 있는 집은 없지만 그러나 음식이 대체적으로 맛이 있다는 평가를 내린 것입니다. 이것이 저만의 주관적인 생각인지 알았는데 많은 지인들이 저와 별반 다르지 않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의 입맛은 큰 차이가 없는 듯합니다.
지난 주간 소그룹 순회 심방을 마치고 점심 교제를 하였던 장소가 장계란 권사님이 승리반점을 하였던 바로 그 장소였습니다. 권사님께서 중식업을 접고 난 뒤에 오리 요리점을 하는 사람이 장소를 인계받아 일정 기간 장사를 했습니다. 건강을 생각한 오리점이라고 광고는 했지만 몇 번 가 본 결과 제 맛에는 별로 신통치가 않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몇 달이 지나 매출이 잘 되지 않았던 그 업체는 경영난으로 인해 계속 영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문을 닫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 또한 그 이후 잊어 버렸습니다. 거의 2,3년 만에 다시 지난 주간 찾은 그 장소는 생선요리점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사람 선입관이 무서운 것이라 새로 업종을 변경한 그곳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오겠는가 싶었는데 막상 식탁을 대하고 보니 생각이 변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바뀐 인테리어가 침침했던 지난 가게에 비해 세련되게 깔끔해졌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더불어 음식이 차려졌는데 상상 외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생선류를 좋아한다는 프리미엄을 얹어도 맛에 있어서 일반 다른 생선 구이 요릿집으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했습니다. 돌솥으로 지은 밥과 먹음직스런 된장찌개 그리고 아주 깔끔한 나물 무침이 일찍 찾아온 더위에 지쳐 입맛이 그리 개운치 않은 요즈음 제 입맛을 열게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생선 구이집이니 생선구이가 중요한 주 메뉴 일터인데 양식으로 말하면 웰-던 식(well-done)으로 아주 잘 익혀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제거된 아주 맛있는 생선 구이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음식점에서 맛깔스런 음식을 먹고 난 뒤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윽고 생각한 것은 당연히 한 번 더 오리라는 다짐이었습니다. 예기치 않은 아니 기대하지 않은 음식점에서 기분 좋은 음식을 먹고 난 뒤 목사로서의 직업의식이 자연스럽게 발동했습니다.
교회가 어떻게 부흥할 수 있을까? 교회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 우문에 대한 답이겠지만 맛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교회가 맛이 있는 교회라는 의미는 말할 것도 없이 영적인 맛일 것입니다. 그 교회만이 갖고 있는 맛깔스런 영적인 특색이 있는 교회가 될 때 그 교회에 사람들이 모이는 승리하는 교회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부흥하고 성장하는 교회를 상업적인 가치와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21세기 작금의 시대에 우리 세인교회가 눈여겨 볼 대목인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영적인 맛이 있는 교회, 우리들이 만들어 갈 교회의 모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