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찾아 온 손님 작년 3월에 첫 번째 방문을 받았을 때, 운명이려니 해서 힘들었지만 손님 치레를 잘 해서 보냈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저녁 늦은 시간에 1년 6개월 전에 찾아온 손님이 다시 나를 방문했다. 두 번째는 그래도 첫 번째보다 수월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손님 맞이를 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첫 번째 손님을 맞을 때처럼 별반 다름이 없이 두 번째 손님도 육신을 마구잡이로 헤집어 놓았다. 목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서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잠겨 있다. 하지만 이건 애교수준이다. 고통의 압권은 기침과 오한이다. 기침을 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참으려고 했지만, 그게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첫 번째 손님 치레를 할 때와 전혀 변함이 없었다. 기침을 할 때 목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경험을 해보아서 그런지 힘들지만 그래도 참을 만하다. 하지만 기침을 할 때 폐 근처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정말로 최악이다. 폐를 붙들고 기침을 할 정도로 울림이 고통의 절정이다. 그래도 사역은 사역이라 주보에 올릴 목회 칼럼을 쓰기 위해 정신력을 갖고 서재에 나왔다. 오늘이 4일째가 되는 날인데, 아직은 여러 군데가 온전하지 않아 내일 주일이 심히 염려된다. 지킬 수 있을지, 오늘은 설교 원고를 탈고해야 하는 날인데 까마득하다. 정신력이 버텨야 한다. 설교 준비는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인데 주군께 더 더욱 엎드린다. 오늘 설교 준비 사역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어떻게 하다가 내가 살아가는 날 동안, 이런 참담한 비극이 생겼는지 매우 안타깝고 슬프다. 언젠가 친구들과 사석에서 만났을 때, 친구 목사 한 명이 이렇게 뼈 있는 말을 내뱉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화국은 7공화국이 아니라 백신공화국이라고. 듣고 보니 참 적절한 은유다. 예상으로는 10월 말 즈음에 독감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었다. 이후에 폐렴 백신도 금년에는 접종할 요량이었다. 지난 8월부터 2개월 간격으로 대상포진 백신을 태어난 이래 처음으로 접종했다. 접종 후, 코로나 백신 만만치 않게 그 후유증으로 인해 힘든 몇 날을 보내야 했다. 이번에 두 번째 찾아온 손님 때문에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되는 항체는 생성되겠지만, 이 또한 한시적일 테니 또 시간이 지나면 코로나 백신도 맞아야 한다. 친구 말대로 ‘백신공화국’에서 사는 게 맞다. 이제 코로나 감염이 되어도 의무적 격리 조치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토요일, 주일 컨디션이 내게는 매우 중요하다. 교우들의 영육의 건강이 내게는 너무 소중한 일이기에 내일 주일 컨디션이 80% 이상 올라와야 한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육체적인 상태로는 주일을 섬길 수 없을 것 같기에 심히 염려다. 교우들의 민감한 중보를 요청한다. 이제부터 시작해야 하는 설교 준비를 생각하니 하늘이 노랗다. 그 어느날 보다도 성령의 간섭하심이 간절하다. 키리에 엘레이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