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제목제 17회 사무총회 개회사2025-01-09 09:00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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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철학자이자 랍비인 아브라함 죠수아 헤셀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얼마나 위험천만하게 막강한 존재인지를 거의 모르고 있다. 오늘에 와서 바야흐로, 인간이 스스로 영적인 힘의 근원에 예속되지 않으면, 그가 마침내 개발할 수 있게 된 에너지의 근원과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몇 안 되는 인간이 온 인류를 최후의 파멸에 던져 버릴 수도 있음이 분명해졌다. 근원은 오직 하나가 있을 뿐이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뜻과 지혜가 그것이다.” (아브라함 죠수아 헤셀, 사람을 찾는 하나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7, 214)

 

헤셀은 20세기 인물인데 그가 이런 혜안을 갖고 갈파했다는 점은 실로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1,900년대에 이미 2,000년대 상황을 가늠했다니 놀랍고 놀라운 지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초록 삼한길 입구에 지구 자연 생태계가 맞이하게 될 종말 시계가 작동되고 있습니다. 아직 실낱같은 희망이 붙들었기에 만든 시계의 시분 초침들이 종말의 끝 지점을 향해 카운트다운 하며 움직이는 것을 볼 때마다 심장 박동 소리가 요동치는 것이 나만의 소회인 것은 아닐까 자문하기도 하지만, 그럴 리 없다 치부하고 경종하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헤셀이 강하게 타격하는 예언의 소리가 엄청난 공명으로 귓가를 때립니다. 종국적인 멸망의 시나리오를 멈추는 유일한 방법, 그건 살아계신 하나님의 뜻과 지혜와 말씀이 전 인류에게 적용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것은 아닐까 하는 자괴감으로 잠을 설칠 때가 더 많아진 근래를 경험합니다.

신학생 시절, 구약 선생님으로부터 대단히 멋져 보이는 성경 구절을 소개받았던 기억이 오롯합니다.

 

예흐예 아쉐르 예흐예” (אֶֽהְיֶ֖ה אֲשֶׁ֣ר אֶֽהְיֶ֑ה)

 

번역하면 나는 나다.”(3:14, 2f)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어리고 또 어렸던 신학생 시절, 그러니까 철모르던 시절 이 문장을 교육 파트 전도사 사역을 하며 곧잘 써먹었습니다. 멋져 보인 히브리어 문장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5년 이 문장에 대한 성서적 함의가 얼마나 엄청난 무게를 지니고 있는지 알고 있는 저는 그저 나의 주군이신 야훼께 엎드릴 수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야훼께서는 타력의 도움이나, 협조를 필요로 하지 않으시는 자존자(自存者)이십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으로 충분하신 분입니다. 출애굽기 32장에서 고발하고 있는 시내 산에서 벌어진 금송아지 난장(亂場) 사건이 하나님을 분노하게 한 이유는 하나님을 타력의 도움이 필요한 자, 누군가에 의해 조정받아야 할 존재로 전락시켰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전 존재를 평가절하한 질 나쁜 범죄 행위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한다는 말은 언어유희가 아닙니다. 21세기 한국교회, 세인교회도 절절하게 요구되는 신앙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믿는 일이다.”

 

종은 사하라 사막의 수도사로 살면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샤를 드 푸코가 남긴 촌철살인을 새기면서 목회했습니다. 그의 갈파가 얼마나 심대한 교훈인지 젊은 날에는 알지 못했지만, 이제는 그의 고변이 귀하고 또 귀한 신앙의 시금석인지를 절감합니다.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려면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믿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 생각이 하나님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일체 우상들을 초개와 같이 버려야 합니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은 체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한다는 설변(舌辯)들은 허구이며, 거짓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2025년 세인교회를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는 목양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집중하려 합니다. 21세기는 모든 것이 다변화된 시대이기에 이런 목표를 향해 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어떤 면에서 무모한 일이며, 시대에 뒤떨어진 고루한 일이라고 비난받을 수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삶은 언제나 시대와 편승하지 않고 역류하는 삶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아닌 것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라고 압박하고 공격하는 오늘, 세인 교회는 도도하게 하나님만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외롭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걸을 것입니다.

 

당신은 당신 곁을 스스로 떠나는 자 외에는 그 누구도 잃는 법이

없습니다.” (어거스틴, 참회록, 생명의 말씀사, 66)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견고하고 또 견고한지를 보여준 성 어거스틴의 고백에 나는 동의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조변석개하는 사랑이 아닙니다. 그분의 사랑은 견고합니다. 지치지 않는 사랑입니다. 2025, 나는 세인 교회에 속해 있는 교우들이 하나님께서 가지고 계신 이 사랑의 견고함 때문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랑 때문에 눈물겨워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랑을 느끼려면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해야 합니다. 곁가지 같은 신자들이 우글거리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나는 세인 교회 지체 모두가 원뿌리 되신 하나님에게 우리의 가지를 내리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언제나 소망을 품는 것입니다. 2025년을 출발하는 첫 주일, 나는 세인 지체들이 시대를 이기며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리는 교회로 경주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제천세인교회 제17회 사무총회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개회됨을 선언합니다.

 

 

202515일 제천세인교회 사무총회 의장 이강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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