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냄새가 나십니까?2024-03-27 13:50
작성자 Level 10

냄새가 나십니까?

 

고린도후서 2:15절에서 바울은 이런 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보냈던 두 번째 편지에서 이미 고린도 교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알고 있었던 아픔들을 술회하면서 자신의 진정성이 담긴 첫 번째의 편지를 통해 고린도 교회 지체들이 상당히 많이 긍정적으로 호전되었다는 디도의 전언을 듣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두 번째의 편지에서 이렇게 사랑이 담긴 권면을 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라”고 말입니다.

90년 초에 농촌에서 단독 목회를 처음으로 시작할 때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가 교회 뒷담에 조그맣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농촌도 쓰레기 분리수거 및 재활용에 대한 법이 강화되어 그렇게 쓰레기를 무작위로 버려 소각할 수 없게 되었지만 당시는 소각이 유일한 쓰레기 줄이기 방법 중에 하나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한 각종 폐기물 쓰레기가 무자비하게 버려진 소각장 겸 쓰레기장은 날씨가 흐리거나 아니면 비가 오는 날이면 악취가 아주 심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악취가 나면 몰려드는 것이 있습니다. 파리 떼입니다. 제가 시무하던 교회의 야외 빨랫줄은 야생 파리 전시장을 방불할 정도로 파리들이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농촌에서 목회하는 담임 전도사의 일과와 취미생활 중의 하나는 파리채로 파리를 박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기억이 아른 거립니다.

지난 주에 서부동 새롭게 건축된 건물로 교회가 이사를 했습니다. 은혜롭게 이사를 했지만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새집 증후군’입니다. 새로 지은 건물마다 치러야 하는 새집 증후군이 예외 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본당 2층의 공간은 가장 넓다보니 하루 종일 문을 열어놓아도 아직은 화학적인 냄새가 진하게 묻어 있습니다. 새롭게 건축된 건물로 들어온 이유로 경험해야하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기에 교우들의 이해를 구합니다. 시간이 필요한 둣합니다.

열련의 이 일들을 경험하면서 성경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울의 고백이 말입니다.‘그리스도 예수의 향기를 발하라’는 권면이 새록새록 다가옵니다. 내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면 자연적으로 풍기는 고유의 냄새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향기는 다음의 향기들이어야 합니다.

유진 피터슨은‘메시지’에서 갈라디아서 5:22-23절을 아주 명쾌하게 번역해 놓았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호의, 풍성한 삶, 고요함, 끝까지 견디는 마음, 긍휼히 여기는 마음, 사물과 사람 속에 있는 거룩함, 충성스런 헌신, 강요하지 않음과 슬기로운 관리”

새집 증후군으로 조바심이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소식이 멀지 않은 지금, 우리 세인지체들에게는 이런 냄새가 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