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습니다. 3년 2개월 전, 우리는 너무나 추운 겨울을 만났습니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승리 반점 2층 예배 장소에 유독이 삐걱거리는 낡은 나무 소리가 신경을 거슬리게 했습니다. 너무 오랜 된 히터 소리는 예배를 집중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소리가 컸고 냄새도 힘들게 했습니다. 첫 주일 예배인 호스피스 건물에서의 주일 예배를 드릴 때 종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몰려오는 교우들로 인해 너무 감사했지만 우리는 그 장소가 교단법에 어긋난다 하여 예배를 드릴 수도 없었습니다. YWCA 건물로 매일반이었습니다. 정말로 법을 지키기 위해 최산을 다했지만 정치적인 기득권의 거대한 산 앞에서 아무런 힘이 없는 우리들은 엄청난 바위 앞에서 계란을 던지는 꼴이었습니다. 화산동에서는 더 이상 억울하게 당하지 않겠다는 담임목사의 결단으로 몸담았고 사랑했던 교단을 떠나는 아픔을 보듬고 지난 3년이라는 세월을 이겨왔습니다. 그렇게 흘러온 지난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지난 주일, 드디어 화산동에서의 아련한 추억들을 뒤로 하고 역사적인 서부동 시대를 열기 위해 이사를 마쳤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만의 귀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주신 은혜는 차치하고서라도 종에게 너무나 감격적인 이사의 후일담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이사과정의 가장 큰 소득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것은 개척 당시의 그 연대감과 소속감을 이사 과정에서 다시 본 것입니다. 오후부터 시작된 옛 임대 예배당 철거 사역은 실로 놀라왔습니다. 감히 그 짧은 시간에 이런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많은 지체들이 반신반신 했지만 어느새 원상을 돌아온 건물을 보면서 우리 세인교회 지체들의 저력을 보았습니다. 석면 가루를 뒤집어쓰는 위험스런 일임에도 불구하고 너나 할 것 없이 동역의 힘을 함께 합한 우리 지체들을 보며 종은 우리 교회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이사 이후 지난 한 주 동안 새 예배당 가꾸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 지체들을 보았습니다. 어떤 성도는 시간을 드렸습니다. 어떤 지체는 몸을 드렸습니다. 어떤 교우는 물질을 드렸습니다. 모두가 지난 한 주간 동안 더 하나가 되었습니다. 수요일 저녁 예배를 드릴 때 교우들의 얼굴은 말 할 수 없는 감사와 기쁨으로 피어올랐습니다. 3월의 첫 날 월삭예배 시간에 아직은 어수선한 2층 본당 예배실에서의 예배드림을 통해 앞으로 이곳에서 일하실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는 감격이 넘쳐났습니다. 종은 한 주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제 성도들의 심령 속에서 자발적으로 울려나오는‘내 교회’의식을 말입니다. 언젠가 교우들에게 이런 설교를 한 기억이 있습니다. 건축에 대하여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던 종의 생각이 바뀌었음을. “두 번은 정중히 사양하겠지만 한 번 즈음은 건축 사역은 해볼 만하다고. 왜냐하면 과정의 소프트웨어적인 은혜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지난 주 수요일 어떤 남자 두 명이 교회를 찾아왔습니다. 아주 신중하게 우리 교회를 디카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가면서 이렇게 저에게 말했습니다. “교회가 이렇게 예뻐도 되는 거야?” 그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결심해 봅니다. “외형이 예쁜 교회가 아니라 내형이 하나님 보시기에 예쁜 교회를 만들어보겠다고.” 이제는 건강한 교회를 넘어 위대한 교회로 나아갑시다. 세인 지체 여러분! 정말로 수고 많았습니다. 이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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