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DECEMBER2024-03-27 14:37
작성자 Level 10

온 나라가 큰 소리에 함몰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 숨 가쁘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개인적으로 약간은 비겁한 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에서 큰 소리가 대세인 지금, 할 수만 있다면 이 소리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소리에 합세하지 않으면 왠지 모르게 시대에 뒤떨어지는 질 것 같은 분위기를 여론이 형성하고 있어서 전적인 타의에 의해서 이 소리에 함몰되고 있는 아주 싫은 시간들을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의도적으로 내 일에 몰두한다고는 하지만 소리에 노출되어 억지로 그 소리를 들어야 하는 별로 내키지 않는 불편한 시간의 한 복판에 놓여 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 소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언가 돌파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던 생각을 하는 중에 잠시나마 복잡한 소리에서 벗어나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금요일 오전, 매일의 일상처럼 출근하여 목양실에 앉아 잠시 말씀으로 묵상을 하고 일과를 시작하려고 하는 데 그 날은 갑자기 음악이 듣고 싶었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타서 오디오의 턴테이블을 틀었습니다.
그리고 서재의 한 편을 차지하고 있는 아날로그의 맛인 LP BOX에 담겨 있는 조지 윈스턴의‘디쎔버’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뽑아 들고 턴테이블에 올려놓았습니다.
익숙한 멜로디가 가끔은 찌지직 거리며 약간은 듣기 불편하고 촌스러운 소리로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그 거북한 그 소리가 너무나 좋고 사랑스럽습니다.
피아노 경음악으로 연주되는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 음악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감흥이 있습니다.
소파에 기대어 고요하게 잠들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 정도로 고요하고 경건하다는 것입니다.
혹자들은 조지 윈스턴이 뉴에이지 음악가라고 비판을 하면서 기독교인들이 들어선 안 되는 음악이라고 날을 세우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개의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리처드 니버(Richard Niebuhr)가 말한 것처럼 실력이 있는 참된 그리스도인들이 수용해야 문화에 대한 태도는‘문화를 변혁시키는 그리스도’(Christ the transformer of Culture) )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갖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12월이라는 시간적인 배경은 사실은 다른 달과 비교하여 별 다름이 없음이 분명한데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에 조금은 감상적이게 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더 이성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다시 한 해를 맞이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을 합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그렇게 달리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압박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간, 교회 2013년 달력이 도착했습니다.
상투적인 고백이 아니라 2012년 달력을 받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은 또 흘렀습니다.
시간은 결코 멈추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압니다.
그래서 주어진 2012년의 말미에 12월의 시간을 가장 아름답게 선용하기 위해 우리 세인지체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과 더불어 주님과 조용히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봄이 어떨까요?
너무 시끄러운 시절에 주님과 함께 하는 고요한 시간들을.
늘따라 조지 윈스턴의 'december'의 피아노 선율이 더 아름답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