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독교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존 스토트 목사의 마지막 유고집이라고 할 수 있는‘제자도’라는 책을 몇 년 전에 아주 의미 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원래 이 책의 원제는‘급진적 제자도’(the radical disciple)였습니다.
당시 존 스토트 목사를 통하여 생소했던‘급진적 제자도’라는 단어를 저 또한 처음으로 접했던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당시 이 책을 읽을 때, 원래 존 스토트 목사가 가지고 있는 복음주의적인 강한 색채의 선입관을 갖고 있었기에 긴장하면서 각 장마다 소개된 여러 테마들을 나름 깊이 성찰하며 읽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왜냐하면 그의‘급진적 제자도’의 선포들은 그가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이기도 했지만 저의 사역의 목표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책의 서문을 이런 도전으로 시작합니다.
“보통 우리는 선택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철저한 제자도를 회피한다. 적당히 헌신할 만한 영역들은 골라내고, 대가가 들 것 같은 영역들은 피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우리에게는 복종할 영역들을 취사선택할 권리가 없다.”
저 역시 목회를 하면서 우리 교회 공동체의 지체들과 이런 방향의 제자 됨을 위하여 현재 진행으로 치열하게 전투하고 있는 목사이다 보니 존 스토트의 이 설파가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러기에 앞으로 저의 목양의 틀이 여기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위로가 되는 것은 메가 처치로 변질되어 상당히 많이 약해진 미국 교회에서 존 스토트의 급진적 제자도를 실천하려는 운동과 그 사상을 아주 능동적으로 감당하는 목회자들이 미국교회를 새롭게 함으로 제 2의 부흥을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사역의 앞선 선봉에 우리 교회 제자대학 지체들에게 반드시 읽을 것을 명한 'not a fan'의 저자인 카일 아이들먼 목사를 비롯하여 브룩힐즈 교회의 담임인 데이빗 플랫, 코너스톤 교회의 프랜시스 챈 등이 있습니다.
이들의 사역은 저를 흥분하게 합니다.
이들의 현장 승리의 보고는 저에게 엄청난 도전이 됩니다.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하고, 아주 공격적이지만 원색의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려는 저들의 걸음들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주간, 4인 4색의 말씀 축제를 은혜 중에 마쳤습니다.
서울에서 목회하는 강사와 아침 식사 후에 차 한 잔하면서 교제하는 시간, 그 친구가 저에게 이렇게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이 목사, 내가 이 목사 설교를 홈피를 통해 잘 듣는데 이 목사 설교는 강남 스타일이 아니야!”
저는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행복했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설교가 강남 스타일이 되면 급진적 제자도를 결코 실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한국교회는 목사나 성도나 할 것 없이 촌스러운 원색의 복음을 사수하려는 제자들이 필요하지 존 스토트의 말대로 적당히 헌신할 영역들을 골라내는 팬들이 필요한 것이 아니니까요.
부흥회를 마치고 다시 한 번 각오하며 결단해 봅니다.
강남 스타일이 아닌 주님의 원색적 제자 스타일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