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읽은 적이 있습니다.
“오늘날의 소셜 미디어는 이성적인 측면보다는 감정적인 측면이 넘쳐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 또한 페이스 북 활동을 하지만 페북 친구들의 글들을 읽다 보면 전술한 글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정황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이런 차원에서 오늘의 시대는 분명 감성을 자극하는 시대임이 틀림이 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감성 터치의 시대를 살고 있다 보니 말초적이고 쾌락적이고 찰나적인 흥분을 유도하는 아주 질 나쁜 매개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심각히 우려할 만한 수준입니다. 불행한 것은 이런 아주 질 나쁜 매개들의 생산처가 조국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주에‘젠틀맨’이라는 싸이의 음원이 공개되고 음원이 수록된 뮤비가 유튜브 상에 뜨자 벌써 발표 1주 만에 약 1억 명의 뷰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있습니다.‘강남 스타일’때도 그랬던 것처럼 여론이 앞 다투어 그의 뮤직 비디오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해는 됩니다. 적어도 한국적인 상업주의의 놀라운 이익을 창출하였던‘강남 스타일’의 엄청난 반응을 이어가려는 몸부림의 차원에서충분히 공감이 되는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잠깐, 찬물을 끼얹는 한이 있더라도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2012년 칸 국제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더 헌트'(the hunter)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근무하던 남자 교사가 유치원을 다니던 어린아이의 성폭력을 당했다는 거짓말로 인해 마을에서 집단적인 따돌림을 당함으로 인해 야기되는 한 인간의 파괴 과정과 비극을 담은 아픈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감독이 이야기하고자 한 메시지가 바로 집단적 광기의 폭력성이었습니다. 지나친 비유인지 모르지만‘강남 스타일’이 저는 집단적 히스테리 증후군으로 사람들을 마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점입가경은 이번에 발표된‘젠틀맨’입니다. 역시나 싸이는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를 집단적 영적 파괴의 코마 상태로 만드는 마력을 젠틀맨에서 유감없이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공공질서를 파괴하는 듯한 영상인 주차장 표시판을 발로 걷어차는 장명이 문제가 되어 공영방송에서 방송불가라는 판정을 받았다는 극히 법률적인 해석을 뛰어넘어 이 시대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질서를 파괴시켜 집단적 광기로 몰아넣고 있는 뮤비‘젠틀맨’은 전 세계의 영적 질서를 잔인하게 파괴시킬 것이 자명합니다. 젠틀맨은 정말로 'Satanism' 의 차원에서는 기막힌 젠틀맨(gentleman)임에 틀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