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제 3차 특새를 시작하면서2024-03-27 14:38
작성자 Level 10

제 3차 특새를 시작하면서

 

아주 어렸을 때 이 맘 때 즈음으로 기억합니다.
큰형님이 인천 소래 포구로 스케이트를 배워준다고 데리고 갔던 기억입니다.
지금이야 소래가 너무 엄청나게 변했지만 그 당시만 해도 논두렁만 있는 황량한 벌판만 보일 때였으니 시간이 아주 오래된 기억입니다.
그날 저는 너무 추웠습니다.
아무리 중무장을 했다고는 하지만 시대에 변변치 못한 살림살이를 할 때이니 얼마나 방한이 되는 옷을 입었겠습니까?
너무나 추운데 큰 형님은 그 속사정도 모르고 논두렁에 만들어진 자연 스케이트장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그 날 저는 스케이팅의 기쁨은 고사하고 사람이 이렇게 얼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해 본 것 같습니다.
그렇게 40여년이 흘렀습니다.
금년 들어 그 때 생각이 나는 것을 보면 올 겨울이 정말로 추운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세인 공동체는 내일부터 그것도 24시간 중에 가장 추운 새벽에 특새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 추위에 무슨 특새람.”

우리 교우들 중에 혹시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실까 심히 염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우인 줄을 알지만 노파심으로 한 마디 던집니다.

“그러니까 특별한 새벽기도회입니다.”

전국 교회에서 이번 주간이 아마도 특새가 가장 많이 열리는 주간일 것입니다.
그러니 불평, 불만의 오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내가 지난 수요일, 기도원에 올라가는데 이렇게 농을 한 마디 던졌습니다.

“우리 교회는 새벽예배가 매일 특별한 새벽예배니까 너무 많이 준비하고 오지 마세요.우리가 힘들어요”

기도원에서 설교 준비 도서로 가지고 올라간 문봉주 집사가 쓴‘새벽형 크리스천’이라는 책을 다시 한 번 훑어보았습니다.
은혜 받은 대목은 다시 보아도 은혜였습니다.
소위 날라리 신자였던 외교부 본부 대사를 역임한 문봉주 집사가 인사동 사거리를 지나던 어느 날 오락실에서 경험했던 한 장면이 그를 새벽형 크리스천으로 탈바꿈 시키는 결정적인 엔카운터였음을 책에서 고백합니다.
그 대목은 이렇게 소개됩니다.

“한 청년이 한창 신나게 오락을 즐기는 중이었다. 화면으로는 고속도로가 계속 펼쳐지고 오토바이처럼 생긴 의자 위에 가만히 않아서 좌우로 핸들만 돌리고 있는데도 이 청년은 연신 소리를 질러댔다. 어찌나 실감이 나던지. 그런데 순간 ‘아, 저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움직이지 않는 오토바이 위에 올라가 앉아서 핸들만 돌리는 사람, 핸들만 움직일 뿐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 말씀만 입으로 나불거릴 뿐 변화가 없는 사람인 내가 바로 그랬다. 성령 체험을 하기 전까지는 그런 사람이었다. 말씀을 입으로 시인하고 고백하는 쉼 없는 기도를 하기 전까지는 나도 그들 중 하나였다. 새벽 기도로 하나님께 집중 훈련받기 전까지는 나도 그들 중 하나였다.”

문봉주 집사는 이 사건을 경험한 뒤,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기형적 신앙의 자기모습을 발견하고 새벽예배에 목숨을 걸었고 이후 그의 인생은 승승장구하는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았음을 녹록히 간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특새가 특별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우들이 요나서라는 하나님 말씀의 핸들을 조작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그런 특별한 새벽 기도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특새에는 결코 욕심을 많이 내고 싶지 않습니다.
뭔가 엄청난 것을 경험하고 느끼는 그런 특새가 아니라 그냥 하나님께로 한 발만 더 나아가는 그런 특새였으면 좋겠습니다.
한 주간 이런 새벽의 은혜를 위해 일어나 새벽을 깨웁시다.
서부동 1003번지의 세인교회는 새벽 4시부터 불을 지피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