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터의 이야기 마당을 쓰는 금요일 오후 늦은 이 시간, 한 바탕 눈 폭탄과 씨름을 하고 서재에 앉았더니 어깨가 뻐근합니다. 그렇지만 약간의 열도 올라 적당히 몸이 훈훈하기도 하네요. 이제 한 해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우리 교우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참 많이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새해의 해가 떠오르는 일출의 광경을 보기 위해 전국 명소를 향해 길을 떠나겠지요. 그리고 그곳에서 내년 한 해 이루고 싶은 소원들을 본인들이 믿고 있는 대상에게 빌겠지요. 아마도 나약한 인간이 믿고 의지하는 대상에게 비는 것은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송년주일, 저 역시 믿는 대상이 있어 이렇게 두 손을 모아봅니다. 사랑의 압권이신 하나님 도저히 행할 수 없고 또 감당할 수 있는 능력도 없는 종이지만 때때마다 지난 한 해 동안 당신의 온유하신 손길로 일으켜 세워주시고 감싸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감사의 최고의 내용 중에 하나는 하나님의 위탁하신 양들을 목양하게 하심입니다. 내 어린 양을 먹이고 치라는 주님의 그 위임하심을 다른 사람이 아닌 종에게 허락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순간마다 힘에 부쳐 허덕이고 손을 놓고 싶을 때마다 적절한 위로와 예비하신 사람을 주셔서 실망하지 않게 용기를 주신 것에 또한 감사드립니다. 꽉 찬 4년 전, 절망의 구렁텅이 속에서 목사의 직을 내려놓으려고 씨름하던 새벽 어느 날, 사도행전 18:10절을 종에게 주셨지요. 그 때의 일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하시더라” 한 번도 당신의 약속을 어기신 적이 없으신 주님 이 말씀은 종이 제천에서의 사역을 마감하고 이 자리를 떠날 때까지 종이 간직하는 오늘의‘코람데오’입니다. 교회를 건축하고 교회 입구에 세워진 스탠딩 기도처에 설 때마다 인정사정없이 나를 칩니다. 나를 깎습니다. 나를 복종시킵니다. 그리고 그 기도처에서 날마다 주님이 주셨던 말씀을 붙들고 다잡이 합니다. 음부의 권세가 결코 이기지 못하게 하리라고 약속하셨던 주님의 교회의 권위와 목회자의 획득된 권위가 날개가 없는 것처럼 추락하고 있는 오늘, 바라보고 소망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임을 종은 심비에 새깁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더 간절합니다. 소망이 있습니다. 지난 2012년에 한 해 동안 어줍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살려고 몸부림치며 목숨을 걸었던 말씀과 성령을 더욱 더 사랑하고 붙들 수 있도록 종을 붙들어 주옵소서. 동시에 약속하신 말씀 그대로 이 성중에 위탁해 주신 당신의 양들을 영적으로 살찌우며 잘 먹일 수 있는 종이 되도록 격려하시고 응원하여 주옵소서. 왜냐하면 위탁하신 양들 중에 소중하지 않은 양들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탁하신 양 한 마리, 한 마리를 위해서 주님은 목숨을 버리시지 않았습니까? 비극이지만 선한 목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이 없기에 종이 기도하는 제목이 있습니다. 삯이라도 할 수 있는 목자가 되게 하옵소서. 그래서 2013년은 종도, 세인지체들 모두가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서재의 창가로 바라보이는 은빛의 눈 내린 제천 설경이 눈이 부시도록 순결한 것처럼 우리 세인교회가 2013년 한 해, 그런 순결한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