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좋은 친구2024-04-01 16:22
작성자 Level 10

9월 중, 교회에서 제 5차 가을 특새를 하나님께 드릴 생각으로 지금 소 예언서‘나훔’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나훔서’는 구약 성경에서 거의 읽혀지지 않기에‘무시되고 있는 책’이라고 정의한 유니온 신학대학의 엘리자베스 악트마이어 교수의 한탄은 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실은 목양의 현장에서 사역을 하면서 기회가 되면 특새를 통해 소 예언서를 한 주간 집회를 통해 섭렵하는 무리수를 두어왔습니다.

이런 이유로 어줍지 않지만 미가와 나훔을 남겨둔 10개의 소 예언서 여행을 마치게 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임을 저는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가을 특새의 테마를‘나훔과 함께 떠나는 새벽여행’으로 정하면서 영적인 부담감은 엄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 해석의 부담 때문에 미루고 미루었던 나훔 여행을 떠나라고 주님이 강권하시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시기가 드디어 도래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설교는 본문임을 알기에 요즈음 기회만 나면 나훔 본문을 읽고 또 읽고 있습니다.

성령의 조명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본문을 읽고 특새를 위한 자료들을 준비하고 어떻게 설교를 준비할 것인가? 를 고민하는 어간, 나훔서는 저를 실망시키지 않은 난제를 던져주었습니다.

기원전 5세기에 활동했던 요나는 앗수르 수도였던 니느웨에 거주하고 있던 120,000 명의 아담들을 사랑하셨던 보편적 구원의 하나님이심을 지난 봄 특새에 선포했는데 이번 가을 특새에서는 똑같은 앗수르의 성읍인 니느웨를 향한 분명하고도 강력한 심판과 멸망을 선언하는 나훔의 메시지를 섭렵하면서 너무 유다 민족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이 책에 대하여 어떻게 교우들에게 해석할 것인가? 가 나훔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개인적으로 해석해야 할 첫 번째의 난제였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지금 여러 자료들을 통해 답을 찾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 답을 찾는 고민 중 가끔 적지 않은 성경해석의 도움을 주었던 친구에게 이왕이면 현실적인 도움을 얻고자 현직에서 구약과 씨름하고 있는 구약학자 친구인 한세대 차준희 교수에게 오랜 만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약 40여분 정도 통화를 하면서 친구에게 난제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전화를 통해서 들려주는 친구의 답은 의외로 명쾌했습니다.

8세기 예언자 나훔이 공격적으로 앗수르를 향하여 던졌던 메시지는 유다와의 관계에서 선민 공동체를 건드리고 괴롭힌 것에 대한 하나님의 보복성 멸망 메시지가 아니라 당대 하나님의 통치 방식을 떠나 무차별적인 도덕적, 윤리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앗수르를 향한 개별적 심판의 메시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해석을 전해 주었습니다.

순간, 헝클어져 있었던 실타래가 풀려지는 듯 한 나훔서에 대한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하나님은 비단 앗수르뿐만이 아니라 창조하신 일체의 피조 대상에 대한 도덕적 일탈이나 범죄에 대한 경고와 심판이 하나님의 보편적 통치 방식인 것을 인정하기에 나훔서에 대한 해석을 하나님의 보편적 사랑과 심판의 물줄기로 해석하면 목회의 현장에서 교우들에게 전하는 시대의 메시지를 추릴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나훔과 함께 떠나는 새벽여행이 만만하거나 녹록하지는 않지만 좋은 친구의 조언을 토대로 거룩한 씨름을 해보려고 합니다.

항상 어려울 때 지적으로나 영적으로 함께 도움을 주는 좋은 친구가 동시대 조국교회를 위해 함께 달려가고 있어 너무 감사합니다.

목사로, 교수로 응원해 주는 좋은 친구가 옆에 있는 나는 참 행복한 목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