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앨범

제목이 보람때문에 목회한다.2024-06-05 15:40
작성자 Level 10
친구 목사가 혈액암으로 투병 중이다. 너무 귀한 친구이고, 본받아야 할 내용이 많은 친구이기에 하나님께 투정 중이다. 일찍 데리고 가시지 말라고. 하나님께 내 떼씀에 귀를 기울이셨는지 발병한지 20년이 되었는데, 아직은 내 옆에 있다. 그저 감사다. 아픈 것은 근래 들어 친구의 응급실 행과 중환자실 입원의 시간 간격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주일에 또 한 번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실은 위기였다. 친구를 잃으면 어떻게 하나, 너무 힘들 것 같은 아픔이 스며들었다. 다시 예민하게 중보 할 따름, 딱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기도 외에는. 친구는 다시 의식을 회복했다. 친구와 직접 통화를 하는데 울컥했다. 
시청에서 공문이 왔다. 제천 시내 교회에 재난기부금을 준다는. 연락을 받고 생리대 지원을 위한 기부금으로 다시 기부하리라 마음을 정했는데 생각을 바꿨다. 그리 크지 않은 교회를 섬기고 있기에 친구의 치료비는 매 번 부담이다. 친구 아내가 이리저리 뛰며 발품을 팔고 있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얼마나 힘이 들까 생각하면 남의 일이 아니다. 해서 관내 소녀들의 생리대 지원 기부는 구제부에서 감당하기로 하고, 아직 나오지도 않은 재난 기부금의 액수를 미리 산정하여 급한 대로 보냈다,
주일 사역을 마치고 잠시 쉬는데 시무 장로 한 분이 찾아와 봉투를 내민다. 
“목사님, 얼마 되지 않지만  ○○○목사님 치료비로 전달해 주셨으면 합니다.”
너무 반가운 기부금이라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그리고 전달하기 위해 봉투를 개봉했는데, 직장 생활을 하는 장로님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이 들어 있었다. 박봉의 장로님인데 조금은 큰 액수를 치료비로 드렸다. 친구에게 아니, 친구 아내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친구 아내에게 부탁했다. 
“사모님, 우리 교회 아무개 장로님께 감사 인사 전화를 부탁드립니다.”
생색내기가 아니라 너무 감사한 나눔이기에 친구 아내에게 압박 아닌 압박 전화를 정중히 부탁했다. 전화를 끊고 혼잣말로 독백했다. 
“○○○, 너 일찍 가면 나한테 죽을 줄 알아! 너 위해 힘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데….”
친구가 빠른 속도로 퇴원해서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목회 천천히 하라고 그러다가 순교당한다고 네게 핀잔 던져주는 그 말이 또 듣고 싶다.
현장 목회를 하면서 사람 때문에 적지 않은 상처를 당해 아프기도 하지만, 또 이런 사랑을 나누는 지체가 있어, 하나님은 현장 목회자인 종을 위로하신다.
신명식 장로님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가 천 배이기를 화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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