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전날 보편적으로 말하는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늘, 난 또 적지 않은 눈물을 흘렸다. 크리스마스분위기 실종은 이미 오래된 감흥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2021년 성탄전날은 내게는 참 잔인한 하루였다. 황홍일 집사가 내 곁을 떠났다. 그토록 붙잡고 싶었던 형제를 또 주군께로 보냈다. 5년 전 발병한 방광암, 그래도 항암과 1차 수술이 그런대로 잘 되어 살 소망의 꿈을 안고 잘 달려가던 지체였는데 결국 또 내 곁을 떠났다. 슬하에 고등학생인 딸인 수빈이 하나 두었기에 아빠의 영정을 안고 고별실로 앞서는 딸의 모습을 본 뒤, 곧이어 사랑했던 남편이 누워있는 관을 화장로로 보내는 시간, 김성숙 집사가 오열했다. 왜 아니 그러겠나! 59세의 젊은 나이에 남편을 보내야 하는 아픔을 어떻게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나도 같이 울었다. 2박 3일의 긴 장례를 인도하면서, 또 다시 아프고 아픈 목사로서 짊어져야 하는 지체의 죽음 앞에서 잠시의 이별임을 선포해야 했다. 그것도 가장 선한 위로의 메시지를 택해서. 나는 안다. 나의 이 말이 얼마나 사랑하는 남은 유족들에게 허접한 위로인지. 어느 가수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했다는데 정말 그렇다. 그렇다고 목사로 살면서 교우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없고 참 진퇴양난이다. 목사의 삶, 참 모질고 모질다. 이 아픈 사랑을 계속해야 하니. 스데반이 돌에 맞아 피투성이 될 때, 우편 보좌에 앉아 계시지 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응원하셨던 주님, 오늘 주의 나라로 돌려보낸 황홍일 집사도 일어서서 응원해 주셔야 하는 아들이라고 으름장이라도 놓으며 떼쓰고 싶다. 홀로 남은 아내 집사와 고인이 너무 사랑했던 딸을 이제는 두 팔로 안아야 할 것 같다. 저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하나님, 힘주십시오. 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