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 맘 때가 되면 어김없이 교회에서 함께 해야 하는 일 중에 하나가 김장입니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다가 김장을 위한 배추들이 교회에 배달되는 것을 보면서 아니 벌써! 하고 시간의 빠름을 곧추 세워보는 것을 보면 우리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그렇게 시간은 또 흐르고 있었습니다. 금년에 김장을 위한 배추는 작년에 비해 포기가 훨씬 커서 약 120포기를 상회한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김장이 사역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김장 사역의 가장 큰 의미는 교우들이 사역으로 하나 된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입하여 배달된 배추를 옮기는 것부터 시작하여 자르고, 씻고, 다듬고, 절이고, 숙성시키고, 다시 씻고 쟁여 놓은 뒤, 별도로 만든 양념을 가지고 절인 배추 하나 하나를 버무리고 그래서 포기김치를 만들고 또 사랑의 양념이 첨가된 맛있는 김장 김치를 김치냉장고 통에 옮겨 담고 개중에 나눌 것을 나누고 포장해서 택배를 붙이고 하는 모든 일들은 정말로 김장이 사역 중의 사역이라는 말을 실감나게 해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해서 교회의 여타 사역보다 김장은 성도들의 손이 가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님을 먼발치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권사회에 소속되어 있는 권사님들의 솜씨가 학원 강사 이상의 맛 감을 갖고 있기에 맛에 대하여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맛깔스럽지만 첨가하여 사랑과 헌신이라는 또 다른 양념이 들어가 있기에 맛에 관한한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둘째 날, 겉절이 김치와 김장 양념이 된 속을 곁들여 먹는 배추와 보쌈이 어우러진 식탁 공동체를 권사회와 여전도회원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일 년 중 상당수 많은 식탁 공동체를 교우들과 함께 나누지만 이때의 맛을 어떻게 능가할 수 있겠습니까? 개척 초기, 난방도 허술한 임대된 조그마한 주방에서 언 얼음을 녹여가며 그리고 얼어붙은 수도를 다시 고쳐가며 영하의 추운 날씨에 온수가 없어 언 손을 비벼가며 김장을 하던 몇 년 전의 고통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습니다. 그 때의 고통을 견디며 좋은 날을 소망하며 달려온 끝에 소박하지만 우리들만의 아름다운 공간에서 서로 마음대로 떠들고 웃고 격려하며 따뜻하게 나오는 온수도 마음대로 사용하며 겨우내 지체들과 함께 먹으며 사랑의 담소를 끼니때마다 나눌 넉넉한 김장 사역을 기쁨으로 감당해 준 지체들이 있어 따뜻하고 감사했습니다. 김장을 하면 맛있는 김장을 보내 달라는 동기 목사에게 택배로 교우들의 사랑을 전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아들 후배 가정이 제대로 된 김치도 잘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까마득한 후배에게 비록 몇 포기의 김장 김치를 보냈지만 보내는 마음의 감사가 얼마나 큰지 뿌듯하고 또 뿌듯했습니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김장 사역을 마쳤습니다. 해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김장은 사역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 사역을 감당함에 있어서 매년 마다 내 일처럼 고되지만 기쁨으로 감당해 준 지체들에게 다시 한 번 격려의 격려를 보냅니다. 특이 이번 주간은 편두통 중에 아주 오랜만에 강한 놈이 공격하여 육체적으로 넉 다운 상태였는데 지체들의 김장 사역을 지켜보면서 그 사랑의 온기로 치료 받은 것 같아 하나님께 또 한 번 감사의 노래를 올려드립니다. 세인표 김장, 자랑하고픈 브랜드입니다. 강추합니다. 드시러 세인 교회로 오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