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어떤 뮤지션의 죽음을 접한 유감2024-04-01 16:47
작성자 Level 10

죽음이란 놈은 참 공평하다누구도 예외가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 죽음이라는 존재 앞에 겸손할 수밖에 없다근래 들어 인간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는 줄기 세포 연구에 대한 과학적윤리적 찬반 논쟁이 뜨거운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는 바이지만 그것도 오십보백보이다그렇다고 사람이 영원히 죽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이런 이유때문인지 나는 오히려 생명 연장이라는 화두보다는 생명 환희라는 화두에 더 집착하고 싶다풀어 설명한다면 얼마나 살았는가?’ 보다 어떻게 살았는가?’가 더 중요하게 인식되는 그런 삶 말이다.

우리들에게 아주 익숙한 대중 뮤지션이 세상을 떠났다나는 그가 가톨릭 신자라는 적()을 두고 있었지만 철저한 무신론자로 살아왔음을 익히 알고 있다그가 철저한 무신론자로 살았던 이유는 조직화되고 정치화되고 상업화되고 도그마로 덧칠한 교회의 구조에 대한 치열한 반감과 반항 때문이었다나는 공중파 방송이나 온라인에서 혹은 그가 발표한 적지 않은 작품들을 통해서 그가 왜 마왕(魔王)으로 불렸는지 특히 이 대목에서 기독교에 대하여 더 더욱 분명한 독설의 마왕 자리를 굳혔는지 완전하지는 않지만 나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살아생전기독교에 대하여 잔인하리만큼 독설을 퍼붓고 난도질을 했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많은 사람들은 그의 독설로 인해 쾌감과 대리만족을 느끼며 그를 추앙하면서 그는 일약 전술했듯이 마왕의 자리에 등극했다이번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애도의 물결은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는데 아마도 일련의 이런 추모 물결은 모르긴 몰라도 단지 그의 음악적인 팔로워들 만의 애도가 아니라 반교회적인 그리고 철저한 무신론자들의 종교적인 성토에 가까운 수많은 사람들의 암묵적인 시위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현직 목사로 사역하는 나는 착잡하다그가 남긴 교회를 향한 난도질과 독설에 대하여 고개 숙여 린치를 나는 당한다이유는 간단하다그가 말한 부분의 상당수가 사실이기 때문이다조직화되고 정치화되고 어떤 경우에는 시장의 잡배들도 하지 않는 일들이 제도 교회의 일부 종교적 모리배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것이 조국교회를 오늘 무너지게 한 범인인 것을 나 또한 인정하기 때문이다그래서 가능하면 그의 죽음에 대하여 또한 망자(亡者)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침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죽음의 여정 속에 표출된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유감이 하나 있어 발언한다.

그에게 미안하다그러나 이 말은 해야 하겠다아무리 그가 무신론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독설을 퍼부어도 하나님의 현존하시는 선명성을 말이다나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전인격으로 만나기 전에 또 다른 신해철이었다나에게도 과거의 어느 날교회 구조그리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이중성이 너무 싫었던 적이 있었다너무 교만하게도 나를 보지 못하면서그의 말대로 삐딱함을 용인하지 않는 교회가 나에게는 최우선의 공격 대상이었다교회의 이중적인 행태에 구역질이 나왔다그래서 할 수만 있으면 교회와 멀리 떨어지고 싶었고 또 그렇게 행동하며 랜덤으로 살았다그 삶의 통쾌함이란 이론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최고의 쾌감이었다그러나 1981어느 날 나는그 분의 현존 앞에 무릎을 꿇었다나 같은 것을 포기하지 않으신 하나님 사랑의 현재성에 포로가 되었다이후 나는 교회의 조직건물제도를 보지 않았다오직 그 분의 현존성을 감격해 하며 노래했다고인은 2004년 발표한 예수 일병 구하기에서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어휘를 동원하여 교회를 공격했다그러나 그의 말대로라면 노래 제목이 틀렸고 바꾸어야 했다제목을 교회 일병 구하기그가 노래로 예수 일병을 구한다고 생각한 것은 실로 유감스럽지만 참 슬픈 생각이고 바른 생각이 아니었다그는 그렇게 생각한 끝에 별로 유쾌하지 못한 삶을 마감했다그는 예수 일병을 구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그렇게 생각했다면 교만이다그러기에 바로 잡자내가 예수 일병을 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예수님만이 라는 일병을 구하는 유일한 존재임을나는 오늘도 나의 크로노스의 시간에 카이로스의 기적과 은혜로 다가오시는 살아계시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노래한다그래서 교리적으로 맞는 말인지 그렇지 않은지는 일천한 신학의 기반으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 분의 긍휼과 사랑에 기대어 무신론의 아쉬운 슬픈 삶을 마감한 한 뮤지션의 영혼을 그가 부인했지만 도무지 부인할 수 없는 살아계신 하나님께 의탁 드리고 싶다정말로 그의 영혼을사족 하나소개한 그의 노래 마지막 가사가 이렇다.

하늘의 옥좌를 버리고 인간이 된 private Jesus 그가 바란 건 성전도 황금도 율법도 아니라네

아이러니하지만 그의 노래에 아멘 했다? Christ Jesus께서 진짜로 바라신 것은 그는 깨닫지 못했지만 너무나 사랑한 신해철이라는 하나님 작품의 영혼이었기에삼가 고인의 유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