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일편단심 민들레야!2024-04-01 16:46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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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단풍의 절정에 감탄사를 자아내며 그 정취에 흠뻑 빠지는데 정신이 팔려 있는 듯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그도 그럴 것이 금년 단풍은 여름 내에 일조량이 풍부해서 그런지 유독이 예쁜 단풍의 멋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지난 주간오후에 오랜 만에 교회 뒤 뜰 정원에 커피를 한 잔 타서 나가 보았습니다여유롭게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였습니다그러나 그 느낌은 잠깐정면에 원룸 공사가 한 참이다 보니 공사장의 소음과 더불어 시원스레 뚫렸던 시야가 막힌 느낌이 있어 유감천만이었습니다속도 경쟁을 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가는 신축 건물의 자태가 저에게는 흉측한 괴물처럼 보이는 것은 아마도 목사로 사는 저의 한계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자위하기로 했습니다답답한 앞 시야에서 벗어나고 싶어 정원의 좌우로 시선을 돌렸습니다순간 몇 군데에서 발견한 민들레가 제가 보기에는 저만의 자태를 뽐내며 도도하게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주변에 보무도 당당하게 서 있는 단풍나무들에 비해서는 보일까 말까 할 정도의 초라한 모습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저는 정원 뜰에 피어 있는 민들레 식구들을 보면서 어찌 그리 아름답고 귀하게 보이든지 놓치기 싫어 사진에 담아 넣기도 했습니다.

민들레의 꽃말이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전해 들어 주워 담은 말에 의하면 민들레의 꽃말에 얽힌 이야기가 하도 많아 어떤 것이 원조인지 정의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은 꽃말이 동일하다는 것이었습니다감사하는 마음 특히 이 꽃이 하늘을 향하여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 진하다고 하여 하늘에 감사하는 마음’ 이라는 함의를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더 더욱 사랑이 갔습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지난 10개월 동안의 여정이 감사 감사 감사였음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단 하루도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어떻게 내가 살아낼 수 있었을까순간순간 하나님의 말씀으로 주께서 나를 이끌어주시지 않았다면 오늘 내가 있을 수 있었을까여러 가지로 부족함이 많은 사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적인 리더십을 인정하고 따라와 준 교우들이 없었다면 나는 목사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했을 텐데 무던히 그리고 성실하게 담임자의 마음을 헤아려 준 지체들이 있어 감사했습니다잊지 않고 감사할 것은 시간이 갈수록 그리고 연륜이 조금씩 쌓일수록 하나님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역사의식을 견지하게 해 주시는 주군의 은혜입니다굳어질 수 있는 타성수구(守舊)로 고정화되어 나를 발전할 수 없게 만드는 기득권적인 편안함과 편리함에 천착하지 않게 때를 따라 말씀해 주시고부족하면 책을 통해 깨닫게 해 주시고그 분과의 일대일의 만남 시간을 통해 조명해 주시고심지어는 매를 드셔서라도 바른 길을 가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기에 내가 일편단심 민들레의 모습으로 하늘을 보고 감사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마땅한 종의 도리가 아닌가 싶어 또 감사했습니다고즈넉하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찾기 위해 나아간 정원 뜰에서 만난 민들레라는 친구를 통해 너무 많은 감사를 발견하게 되어 지난 주 참 행복했습니다그래서 그런가요조용필씨가 부른 일편단심 민들레를 갑자기 불러보고 싶네요오늘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