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 제목은 내겐 고유 레떼르가 되었다. 내가 엎지른 물이기에 감사함으로 받는다. 『시골 목사의 행복한 글 여행』 (2016년, 동연 간)을 시작으로, 『시골 목사의 김기석 글 톺아보기』 (2018년, 동연 간), 『시골 목사의 목양 심서』 (2019년, 동연 간)까지 ‘시골 목사’라는 동일한 제하로 책을 출간했기에 자연스럽게 붙여진 레떼르다. 하지만 책을 출간한 이후, 몇 몇 지인들에게 제천시가 왜 시골이냐고 항의 섞인 비판이 이어져서 2023년에 출간한 네 번째 도서인 『신-사사 시대에 읽는 사사기Ⅰ』 (2023년, 동연 간)과 다음 달에 출간 될 『신-사사 시대에 읽는 사사기Ⅱ』 (2024년, 7월 예정, 동연 간)에서는 ‘시골 목사’라는 명칭을 뺏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행정구역상 市 지역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분들에게 예의가 아닐 수 있다는 송구함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골 목사’라는 말은 언제나 내겐 긍정적인 의미로 오롯이 다가온다. 나만의 착각일 수 있지만 박경리 선생이 후배 작가인 박범신 소설가를 ‘토종’이라는 별칭으로 불렀던 것처럼 왠지 모를 향수를 느끼게 하는 단어가 ‘시골’이라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다음 주간에 정치적 모임이 아닌 공부하는 모임이기에 유일하게 외부적인 활동을 하며 섬기는 DPA 사역에서 매년 맡아 진행하는 세션을 감당해야 한다. 집행부에서 오전에 감당할 강의 제목을 『촌스러운 시골 목사의 독서이야기』로, 오후 세션에 진행하게 될 토크쇼 제하는 『차도목과 따시목의 알쓸목잡 수다떨기』로 정했다고 전언해 주었다. DPA 집행부가 설정한 토크쇼 제하가 매우 마음에 든다. “따뜻한 시골 목사”가 “차가운 도시 목사”보다 훨 좋기에 말이다. 정말 ‘따뜻한 시골 목사’가 되고 싶다. 신학교 선배인 정용섭 목사가 오래전 출간한 책에서 비장한 선언을 한 적이 있다. “목사의 소명은 책읽기다.” (정용섭, 『목사 공부』, 새물결플러스, 2017, 40쪽) 은혜를 받지 못한 목사이기에 이렇게 발언한다고 혹자들이 비평할지 모르겠지만, 난 역설적으로 이 선언에 은혜를 받는다. 별로 주목하지 않는 시골 목사지만, 건강한 목회, 건강한 교회를 꿈꾸는 동역자들과 만나는 시간에 촌티가 줄줄나는 소리한다고 싫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나도 이렇게 전하고 나누려고 한다. “소명 잘 받드는 목사가 되자”고. 지난 주간에 지체 한 명이 카톡 문자에 이 글을 담아 보냈다. “책을 읽는 것은, 독서를 한다는 것은 정말로 멋있고 가치 있는 모험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지성적 감동과 교훈을 만나는 이 여행은 기가막히게 아름다운 모험임에 틀림없다.” (이강덕, 『목양심서』 중에서) 글을 담은 메시지 사족은 이랬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이런 교우들과 함께 하나님이 허락하신 소박한 꿈을 함께 꾸며 달려가는 시골 목사는 행복하다. 세인 교회는 참 좋고 아름다운 교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