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공부하는 교회2024-06-17 15:25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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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정웅 감독이 언젠가 종편 보도 프로그램에 나와 대담한 방송을 본 적이 있다사회자가 물었다.

감독님은 인생의 고비와 어려움이 있었을 때어떻게 그 순간을 이기셨습니까?”

질문을 받은 손 감독이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책이었습니다조그만 가전제품 하나를 사더라도 그 안에 사용 설명서가 있는데 우리 사람은 태어나면서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매뉴얼을 갖고 태어나지 못했습니다저는 성장하면서 제 삶의 사용 설명서를 책으로 삼았습니다.”

1년에 100권 책 읽기를 시작한 지 15년이 넘어섰다한비야 클럽에서 진행했던 1년에 백 권 독서하기를 신청하고 진행했던 작은 걸음이었는데 이제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지난주까지 53권의 독서를 마쳤으니이대로라면 올해에도 여전히 소박하지만 감사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그렇게 시작한 글 여행을 하다 보니한 가지 욕심이 생겼다책을 읽는 것만도 감사한 일이지만 독서로만 머무는 것이 조금은 아쉬워 시작한 것이 독서 후기 남기기였다훗날아들에게 애비의 냄새가 배어 있는 때 묻은 책(아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을 넘겨줄 때 애비가 남기는 유언과도 같은 당부의 글을 적는 정도의 사족을 남기는 것으로 출발했는데 일이 커졌다욕심이 잉태한 결과벌어진 일이 나도 모르게 북 리뷰어(book-reviewer)가 된 것이었다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 일은 내겐 축복이었다북 리뷰를 통해 남긴 글들은 내겐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자산이 되었다교우들과 나누는 설교 섬기기에서 그 질을 풍성하게 해 준 은총의 자료들이 되었다동시에 지인과 후배들에게 독서라는 테제를 갖고 나눌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섰다.

이제 이번 달 말이나다음 달 초에 다섯 번째 집필 도서인 신 사사 시대에 읽는 사사기 Ⅱ』가 출간된다그 안에 담겨 있는 흔적들을 반추하다 보면 치열하게 독서한 과정이 보이고쓴 글들을 복기하다 보면 사족 남기기라는 여백의 내용물들이 보인다사정이 이런데 어찌 책 읽기를 소홀할 수 있을까 싶다무력하고무지하고무능이라는 3(三無)의 선봉에 있는 내게 이런 보물 같은 은총이 임할 수 있게 된 결정적 기초는 하나님이 강권하여 강제하신 책 읽기였다그러기에 나는 주군 앞에 주체할 수 없는 감사의 고백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주간에 세인 지체들과 독서 여행을 다녀왔다독서 반원 중 팔십을 넘긴 권사님의 카랑카랑한 독서 소회를 들으면서칠십을 넘긴 권사님이 명징하게 성찰한 아베 피에르의 삶을 듣다가 행복했다세인 교회 독서 여행 캠페인을 페북에서 본 친구 지인 목사님께서 이런 교회는 세인교회 밖에는 없을 거라는 칭찬도 받아 너무 감사했다.

언젠가 우연히 최재천 교수의 강의를 유트브를 통해 시청한 적이 있다그는 이렇게 말했다.

독서는 취미 생활이 아닙니다일처럼 빡세게 해야 하는 공부입니다.”

100% 동의한다나는 우리 세인 교회가 공부하는 교회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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