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새벽예배를 인도하고 토마토 스튜로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한 뒤에, 운전을 맡은 아내와 함께 분주하게 부천으로 향했다.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 종강 예배 설교 섬김을 부탁받았기 때문이다. 아들이 신대원을 할 때는 곧잘 모교를 방문했지만, 이후에는 방문한 적이 없었던 터라, 낯설기까지 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역시 골고다를 오르다가 40년 전, 첫 시간 수업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부천역에서 필사적으로 학교까지 뛰어와 골고다 언덕을 오르고 나면 숨이 막 넘어가는 숨 가쁨을 경험했던 아스라한 그 젊은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이제는 너무 많은 강의동이 들어서서 어디가 어딘지 잘 구분이 안 되었지만, 동기 이용호 교수와 총무처장으로 있는 사랑하는 후배 조성호 교수의 따뜻한 환대 속에 예배 장소로 이동해 후배들에게 말씀을 전했다. “오늘, 나와 그대가 섬기고 있는 한국교회가 위기입니다.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오늘 이 종강 예배에 참석한 후배들이 섬겨야 할 한국교회의 미래는 더욱 큰 위기의 복판에 있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입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가 느끼는 심대한 교회 위기 앞에서 우리는 오늘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펜데믹 3년이라는 시기를 보내면서 포스트-코로나 시기가 될 때 어떻게 교회에서 사역해야 하는가에 대해 말하는 방법론의 책들과 리서치 보고들이 봇물 쏟아지는 것처럼 우후죽순으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방법론을 말하는 정보들이 홍수처럼 쏟아졌지만, 포스트-코로나 시기에 올바른 교회론을 어떻게 재정립하고 세워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언급한 자료들은 빈곤한 게 현실입니다. 末은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데 本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21세기 교회 현장을 책임져야 하는 여러분에게 중요한 것은 방법론이 아닙니다. 21세기 교회를 섬겨야 할 지도자의 위치에 있을 여러분에게 중요한 것은 末이 아니라 本입니다.” (설교 원고에서) 하지만 이렇게 후배들을 격려했다. “가장 힘들고 지난한 한국교회를 다시 살리기 위해 여러분을 선지 동산으로 불렀고, 지금 그대들을 조각하시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 주인공입니다” 몇 년 전, 차준희 교수의 초청으로 한세대학교 신대원 채플에서 말씀을 전했다. 친구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전심해서 말씀을 전했는데, 숨길 수 없는 감정은 왠지 처가에서 말씀을 전하는 어색함과 낯섦이 있었다. 어제, 모교에서 후배들에게 스프랑클니조마이의 심정으로 말씀을 증거 하는데 본가에 와서 느끼는 푸근함과 애틋함이 있어 행복했다. 내 사랑하는 후배들이 나아가야 하는 사역의 현장이 따뜻했으면 좋겠다. 다시 한국교회가 ’쿰‘하는 은혜의 장이 되어 후배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은 타 교단에 사역하고 있지만, 서울신학대학교는 내 사랑하는 영원한 모교요, 첫사랑의 추억이다. 후배 모두가 승리하는 주의 사역자들이 되기를 화살 기도한다. 부족한 선배를 위해 모교 방문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준 조성호 교수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