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기는 교회에서 채 100M가 되지 않는 아주 익숙한 건물에 윗 간판이 붙었습니다. 아직은 정식으로 교회가 개척된 것 같지는 않지만, 추축건대 조만간 교회가 또 하나 지역에 들어설 것 같습니다. 2012년에 세인교회는 이곳에 부지를 구입하여 교회를 건축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지 않아 100m도 채 되지 않는 지근거리에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교회가 새로 이주하여 들어섰습니다. 이제 또 몇 년이 지난 오늘, 바로 그 감리교회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소속 교회가 설립을 앞두고 있는 셈입니다. 난처한 것은 공교롭게 100m 내에 교회 세 개가 나란히 줄을 서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어떤 건물 하나에 전월세로 세(貰)든 1,2,3층 교회는 아니고 자가 건물을 갖고 있는 가시적 교회들이기는 하지만 교회론을 공부한 목사로 매우 당황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나란히 줄 맞추기를 한 교회가 웨슬리 신학을 전통으로 한 교회라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교단이 각각 다른 데 뭐 문제가 되겠느냐고 재차 질문할 수 있겠지만, 교회론적인 차원에서 생각해 볼 때 여론이 곱지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수 년 전, 100M 지근거리에 감리회 소속 교회가 들어섰을 때는 애써 자위했습니다. 그래 한 교회가 있는 것보다는 두 교회가 있으면 더 좋은 시너지가 있겠지! 라는 자위였습니다. 하지만 두 교회 사이의 공간에 이미 다른 용도로 지어진 건물이기는 하지만 교회 건물로 탈바꿈이 되어 또 다른 성결교회 설립을 앞두고 있는 것을 목도하면서 내심 고민이 깊어져가는 게 사실입니다. 내 나이 10년 만 젊었어도 우리 교회라도 다른 곳으로 이주하겠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고 고민이 깊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인 것을 알지만 그리스도 예수의 이름으로 부름받은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인 교회가 마치 ‘누가 누가 잘하나!’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 같아 현장 목회자로 기십년을 부대껴 온 목사는 그 어느 때보다 곤혹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성결교회 연합회에 속한 또 다른 형제 교회가 100M 지근 거리에 들어설 것 같은데 설립의 날에 축하 화환을 보내는 것이 맞는가도 벌써 염려가 됩니다. 이 일을 알고 있는 지체가 나를 위로하기 위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우리가 이곳에 제일 먼저 왔으니까 우리에게는 큰 책임이 없잖아요!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분명 위로인데, 위로가 되지 않는다. ㅠㅠ 키리에 엘레이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