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지은이 | 차준희 |
---|
ㆍ출판사 | CUP |
---|
ㆍ작성일 | 2022-05-14 14:11:33 |
---|
차준희 교수의 “성도가 묻고 성경이 답하다” (CUP, 간)를 읽고 얼마 전에 저자가 SNS 상에 자신이 그 동안 집필한 약 60 여권의 책을 허리까지 쌓아 올리고 아주 기쁜 모습으로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아마도 작가 조정래가 태백산맥 원고를 쌓아 올린 것을 패러디하려 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사정이야 어떠하든 신학교에서 후학들을 양성하며 살아온 나날 동안 작가로 데뷔하여 60 여권의 책을 출간하고 번역해 낸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필자는 저자가 절친이라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또 한 가지 소회를 아내에게 피력했다. “여보, 준희가 이번에는 사람 냄새 나는 책을 썼어.” 그러자 아내가 한 마디 한다. “언제는 차 목사님이 사람 냄새가 안 났어요! 그런 말 하지 마요.” 나한테는 늘 철저한 야당인데, 차 목사한테는 여당으로 돌변한다. 저자는 참 좋을 거다. 든든히 지원군이 있어서. 필자가 사람 냄새가 난다고 말한 이유는 딴지걸기가 아니다. 그 동안 저자가 낸 책들의 면면은 당연한 말이겠지만 사람 냄새가 아니라 학자의 깐깐함이 풍기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말이다. 필자는 특별히 일이 없으면 쉬는 날에 아내와 함께 온천욕을 즐긴다. 결혼 초창기에 힘들었던 것은 아내의 취미에 맞추는 일이었는데 목욕 취미였다. 설상가상으로 아내의 목욕 소요 시간은 정확하게 세 시간이기에 남자가 세 시간에 맞추어 목욕을 하는 것은 정말로 죽을 맛이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대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가정의 평화를 위해 적응하기 시작했다. 필자의 세 시간 목욕 버티기는 독서였다. 세 시간 동안 버티는 너무 좋은 방법은 반신욕이나 노천욕을 하며 하는 독서하기다. 필자는 1년에 100권 독서를 하려고 노력한다. 일주일에 두 권 독서를 해야 가능하다. 이 과정 중에 효자 노릇을 하는 것은 당연히 목욕탕 독서다. 1년에 약 30권 정도를 목욕탕에서 읽는다. 여기 북-리뷰를 남기는 본서도 목욕탕에서 친구하고 얻은 결과물이다, 이번 친구의 글은 사람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글로 모아져 있기에 정말 은혜(?)받으며 글 여행을 했다. 필자가 ‘은혜(?)’라고 표현한 이유는 언어유희가 아니다. 밝힌다. 신학교 교수들의 글을 읽다보면 목사로 살아가는 현장 목회자의 체감적인 효과는 신학적 통찰을 얻는다는 데에 있다. 하지만 은혜는 젬병이다. 물론 아주 가끔 돌연변이 같은 저자의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실로 그렇다. 감신대 명예교수인 왕대일 박사, 대한성서공회 총무를 역임한 민영진 박사, 월터 브루그만, 톰 라이트, 그리고 소개하는 저자 정도로 손으로 꼽을 정도다. 저자는 아주 가끔 필자에게 본인의 설교 피드백을 요구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나라도 친구의 교만을 꺾어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서늘하게 평을 할 때가 있다.(ㅎㅎ) 하지만 신학교 교수로서의 저자의 캐리그마틱한 설교는 정평이 나 있는 게 사실이다. 본서는 짧은 설교 37편이다. 다른 설교자들과 어쩔 수없이 비교 평가되는 CBS 올포원 프로그램에서 약 3년 정도 시청자들에게 선포한 6분짜리 설교다. 6분 분량의 설교가 설교일 수 있나 질문할 때마다 나는 고개를 젓는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그런데 아이러니하다. 6분짜리 설교에서 은혜의 보고를 발견하다니! 며칠 전, 저자와 SNS로 교제했다. 저자가 남긴 짧은 메시지에 담긴 내용이다. “서평 쓸 만한 수준이 아니라 아직도 소식이 없는 게지. ㅠㅠ” 그럴 리가 있나. 너무 쓸 게 많아 쓰지 못하겠다. 특히 평신도 사역자들에게 금과옥조가 지천이다. 아부가 아니다. 사람 냄새보다 학자 냄새가 나는 친구에게 내가 무슨 호사를 받을 게 있다고 아부하겠냐는 마음으로 진정성을 토로한다. 이번에 친구가 낸 ‘성도가 묻고 성경이 답하다’는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섭렵해야 할 내용으로 넘쳐난다. 그래서 강추한다. 내일 필자가 섬기는 교회 주일 낮 예배 설교 원고 중에 한 부분으로 여기에 인용한다.
차준희 교수가 지난주에 신간을 출간한 뒤에 책 한 권을 보내주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교사주일을 맞이하여 선생님들에게 교사주일 선물로 주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교사들에게 한 권씩 배부하려고 합니다. 학자가 된 이후 약 60 여권을 집필했다고 지난 번 페이스북에 자기 허리 춤 즈음에 올라온 책들을 사진 찍어 올릴 정도로 집필에 대한 자존감이 있는 친구의 글 중에 학자 냄새가 아니라 가장 사람다운 냄새가 나는 글이고, 지금 CBS에서 방영되는 ‘올포원’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행했던 3여 년의 짧은 설교 원고를 모아 출간한 책이라 평신도들에게 유익이 되는 내용이 많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하기로 결단했습니다. 총 37편이 책 안에 소개되고 있는데 맨 마지막 37번째 글에 담긴 내용이 의미가 있어 교우들에게 인용하며 설교를 열려고 합니다. “‘코로나와 같은 재난을 만나면 하나님부터 원망하는데 재난 가운데 주님은 어떻게 역사하실까요?” 이 테마를 주제로 차 목사는 이렇게 답변하며 설교문을 작성했습니다. “코로나 19 시대는 유다의 바벨론 유배 시대와 같다. 우리는 코로나에 포로가 되어 끌려 다니고 있다. 주전 597년 유다 왕국은 바벨론의 침공을 받아 여호야긴 왕과 더불어 수많은 고관대작, 고위층, 상류층 그리고 기술자들이 유배지로 잡혀 갔다. (중략) 이곳에서 살던 포로 유다인들의 패턴의 세 가지로 나뉘어졌음을 에스겔 예언자의 메시지로 통해 알 수 있는데 세 부류였다. 첫째, 배교한 사람들이다. 둘째, 절망한 사람들이다. 셋째, 광신에 몰입된 사람들이다. (차준희, “성도가 묻고 성경이 답하다.”,CUP,pp,286-287.)“ 이 세 종류에 속한 자들은 어느 누구도 정상적으로 다윗 왕조에게 약속했던 하나님의 언약을 믿은 부류는 없습니다. 이 기막힌 현실에 추락해 있는 유다 백성들을 향하여 서늘하게 선포된 하나님의 예언적 메시지가 예레미야 29:7절입니다. “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 이는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임이라” 충격적인 메시지입니다. 바벨론으로 끌려가게 한 프로젝트를 하나님이 하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 바벨론이라는 유다를 멸망시킨 원수 국가의 평안을 위해 기도하라고 말함과 동시에 그 백성들을 위해 기도하라고까지 어떤 의미에서 불난 집에 석유를 붓는 듯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메시지를 선포하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예레미야 예언서를 통해 만납니다. 이게 도무지 말이나 될 법한 일입니까? 차준희 교수는 글에서 이 메시지를 소개한 이유가 코로나 19의 공격으로 풍비박산 난 한국교회를 향해 진언을 하고 싶었기 때문임을 책에서 밝힙니다. 그의 말을 다시 한 번 들어보십시다. “유대인들을 바벨론으로 사로 잡혀 가게 한 것은 바로 야웨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당신의 백성이 조국을 떠나 타국으로 유배된 것은 야웨 하나님의 부재도 아니고 무능도 아니며 섭리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위의 책,p,289.) 친구는 아마도 코로나 19를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해석하고 싶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해석한 차 목사는 “코로나와 같은 재난을 만나면 하나님부터 원망하는데 재난 가운데 주님은 어떻게 역사하실까요?”라는 답변을 자신의 신학적 입장에서 이렇게 갈무리했습니다. “포로민 유대인들에게 야웨 하나님은 ‘NO-WHERE’ 즉 ‘아무 데도 없는 하나님’으로 보였지만 그러나 야웨 하나님은 ‘NOW-HERE’ 즉 ‘지금-여기에 계신 분’임을 예언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위의 책, 290) 정말로 놀라운 요점 정리입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을 위해 제공한 기막힌 서비스요 성찰입니다. (제천세인교회 5월 15일 주일 낮 설교 중에서)
총 292페이지라는 분량이 현대 독서가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전술했듯이 목욕탕에서까지 읽을 수 있는 평이하게 써내려간 글이기에 밑줄 그으면서 읽을 수 있는 양서다. 또 하나, 서비스하자면 저자는 대체적으로 학술적인 책 말고는 이런 일을 잘 안 하는데 이번에는 미주와 참고문헌을 친절하게 실었다. 목록 하나하나를 복기하면 특히 현장 목회자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 도서들로 넘쳐난다. 이런 수지맞는 장사가 또 어디에 있으랴! 물론 필자가 저술한 책을 하나도 인용하지 않은 게 괘씸하기는 하지만 그건 필자의 역량 부족인 것을 알기에 뭐 어쩔 수 없다. (ㅎㅎ) 저자가 건강하기를 바란다. PS)
1. 필자가 원고를 정리한 ‘사사기 거꾸로 보기’ (가칭)를 출간하려고 하는데 네 번째 책이기에 저자가 훈수를 두며 충고했다. 언제나 필자에게는 선생이다. ⓵ 작가로서 자존감을 생각하고 출판사 선정에 조금 더 신중 하라. ⓶ 전성민 교수가 쓴 ‘사사기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소개하며 출간 전에 다시 한 번 필터링을 했으면 좋겠다는 숙제를 주어서 열심히 필터링하고 있다. 저자도 본서에서 삼손의 이야기를 적시했다. (제 15과) 전성민 교수의 글로 필자의 글을 필터링하다가 내가 쓴 글을 지지해 주는 구약성서학자들이 있음을 발견하고 내심 행복했다. 저자의 삼손 이해는 직접 읽어야 감동이 있다.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2. 조만간, 저자가 번역한 ‘거룩한 회복 탄력성, 트라우마로 읽는 성경’(데이빗 M 카 著)에 대한 북-리뷰도 SNS 상에 올릴 예정이다.
무지 재미없었다. 그런데 대단히 신선했다. 저자의 번역서도 기대해도 좋다. 물론 구약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