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같은’ 이 아니라 ‘가족’ 인 세인교회 양육 커리큘럼에 있는 교과서에 나오는 지침입니다. 셀은 ‘가족 같은’ 이 아니라 ‘가족’ 이라는 말이. 지난 주, 메일 친구인 ‘따뜻한 하루’가 보내 준 내용 중에 담긴 글을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고, 동생이 중학교 2학년이었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집 근처에 학교가 있어 걸어 다녔던 저와는 달리 동생은 학교가 멀어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동생은 늘 엄마가 주시는 차비를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차비를 들고 집을 나선 동생이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괘씸했습니다. 그래서 쫓아가 따져 물었더니 ‘가족의 평화를 위하여’ 라는 이상한 말만 하고 씩 웃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날도 어김없이 엄마는 동생에게 차비를 주었고, 그 모습을 본 저는 ‘엄마, 차비 주지 마세요. 버스는 타지도 않아요. 우리 집 생활도 빠듯한데 거짓말 하는 녀석한테 왜 차비를 줘요!’ 하며 동생이 얄미워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먼 길을 걸어 다니는 동생이 안쓰러우셨는지 내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동생에게 차비를 쥐어주며 ‘오늘은 꼭 버스 타고 가거라.’라고 당부하시며 보냈습니다. 그 차비가 뭐라고 전 엄마한테 왜 내 얘긴 듣지도 않느냐며 툴툴대기 일쑤였습니다. 며칠 후, 학교 갔다 집에 돌아와 보니 온 집안에 맛있는 냄새로 가득했습니다. 주방으로 얼른 뛰어가 보니 놀랍게도 맛있는 불고기가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우리 집은 형편이 어려워 고기는커녕 끼니 챙겨 먹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더욱 기쁨은 컸습니다. 저는 얼른 들어가 고기를 한 쌈 크게 싸서 입에 넣으며 미소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오늘 무슨 날이에요?’ 그러자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날은 무슨 날. 네 동생이 형이랑 엄마 아빠 기운 없어 보인다고, 그 동안 모은 차비로 고기를 사왔구나’ 그 먼 길을 가족이 오순도순 고기를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기뻐할 진정 가족의 평화를 위해 걷고 또 걸었다고 했습니다. 성인이 되고 불고기라도 먹는 날이면, 그 날 동생의 모습이 생각나 대견함에 눈시울이 붉어지곤 합니다.” 오늘은 우리 교회가 이 땅에 탄생한지 6년이 되는 날입니다. 가족이 가족인 이유는 가족 구성원 중에 누군가가 계산하지 않는 헌신과 희생의 주인공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6년 동안, 우리 세인교회가 세인교회로 달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썩어진 밀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썩어진 밀알로 인해 오늘의 세인이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가족은 썩을지언정 계산하지 않습니다. 향후 또 다른 6년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 세인 공동체는 사랑과 희생과 헌신이 가득 찬 ‘가족 같은’ 이 아니라 ‘가족’ 그 자체인 공동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세인아, 여섯 살 생일 축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