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피자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2024-04-02 10:54
작성자 Level 10

피자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주간서울에서 목회를 하는 친한 친구 목사 내외가 목양의 현장에서 빠듯한 일정을 하루 연기하고 제천에 힐링 차 왔습니다. ‘벗이 멀리서 찾아주니 또한 기쁘지 아니하냐!’ 는 논어의 가르침을 굳이 되 뇌이지 아니해도 친구들의 방문은 행복한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저녁 식사를 어디에서 할까 고민하는 어간친구가 스파게티를 잘 하는 집이 있으면 섬기고 싶다고 해서 물어물어 스파게티 전문집을 찾아 가 그곳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하는 음식시쳇말로 돈을 주고 먹으라고 해도 안 먹는 피자와 스파게티를 주문하여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아내는 호사를 누렸지만 저는 곤욕(ㅎㅎ)을 치렀습니다아무리 친해 보려고 하지만 저는 이탈리안 음식과 경양식과는 사귀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그 날도 김치찌개가 아주 그리워 다음 날김치찌개를 메뉴 삼아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2주 전 즈음에교회 초청 잔치를 앞두고 순서를 맡은 학생들을 위해 교회 지체들 중 여 집사님 한 분이 돈가스를또 하루는 주의 종을 위해서는 함박스테이크를 만들어 섬겼습니다매일 하는 음식이 아니라 특별식이다 보니 저 역시 경양식에는 경기(驚氣)를 하는 편이지만 그 날 식사는 아주 만족스럽고 기쁘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가끔은 피자로또 프라이드치킨으로또 경양식과 달리 한식으로 아이들을 섬기는 일들이 있음을 들을 때마다 담임목사의 마음이 흡족하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새신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차린 만찬으로 섬기고홀로 계신 교우들을 위해 한 번 음식을 할 때 조금은 더 여유 있게 만들어 나누어주고주의 종들을 위해 손이 많이 가는 월남 쌈 특식으로 섬기는 일들을 근래 경험하면서 때때마다 나만의 가짐이 아닌 지체들을 섬기기 위해 노력하는 교우들의 사랑의 마음들을 볼 때추운 겨울 싸늘한 별장에 들어가서 느끼는 냉랭함을 금방이라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벽난로의 훈훈함과 같은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이기적 님비주의들이 온 세상을 도배하고 있어 여기저기에서 좀비들만이 보이는 것 같은 서늘함이 이 시대를 아프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그래도 이 세상 참 살만한 곳이야교회 때문에!’ 라는 노래들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꿈을 꿔봅니다.

경양식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저이지만 요 근래 나누어진 경양식 사랑 덕분에 생각을 부분적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사랑이라는 양념과 맛을 담보한 피자라면 한 번 먹어보아야 하겠다고물론 먹고 와서 라면을 끓여 먹기는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