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가 있습니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 교회 예배당 공사는 부득이하게 겨울 공사로 이어졌습니다. 집을 지어 본 사람들은 가능하면 겨울 공사를 피하려고 합니다. 이유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준공 후에 많은 후유증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예배당을 건축하여 이곳으로 이사를 온 지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사를 올 때는 잘 몰랐지만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나니 염려했던 겨울 공사의 후유증이 여기저기에서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많이 거하는 공간인 서재가 두드러져 보입니다. 공사 시에 깔아놓은 장판이 부분적으로 일어나더니 이제는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여러 곳에 일어나고 있어 걷잡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사를 한 뒤, 아내가 아주 추운 날을 제외하고는 서재에 보일러를 틀지 않았습니다. 가스를 절약하겠다는 의지 때문입니다. 해서 한 동안 기름 히터를 난방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한 겨울에 기름 히터를 사용할 때는 정말 보일러가 터지지 않을 정도로만 가동해서 그런지 별 이상을 못 느꼈는데 히터의 매연 때문에 도무지 두통이 심해 더 이상은 건강상 기름 히터를 사용하기가 거북해서 히터 사용을 중지하고 가스 보일러를 가동하면서 사단이 일어난 것입니다. 겨울 공사로 인해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로 바닥 장판 공사를 감행했던 것이 원인이 되어 접착 본드가 붙지 않은 상태이기에 보일러 열기로 장판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부분이면 매트 같은 것으로 메울 수도 있을 터인데 한 두 곳이 아니기에 그럴 수도 없습니다. 결론은 봄이 되면 서재 장판 공사를 다시 해야 하는 불편함과 수고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재 장판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의 사장이 공사 당시 이대로는 장판을 깔 수 없다고 여러 번 현장 감독에게 고지를 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이사를 해야 하는 급한 사정 때문에 공사를 강행 한 것이 지금의 이런 난처함을 초래한 원인이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원인 제공을 우리가 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고스란히 이 곤란함을 당하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시쳇말로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 라는 격언의 교훈을 되새기면서 이런 생각을 통해 삶의 지혜와 배움을 얻게 됩니다. 만물에는 다 때가 있는 것인데 그 때를 인위적으로, 혹은 물리적으로 무시하고 가볍게 여길 때 거기에 따르는 피해는 고스란히 그것을 무시한 당사자에게 돌아간다는 자연 이치의 엄숙함을 말입니다. 바보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자입니다. 현상적으로 순리를 어겨 역리로 나아가 경험한 것은 어떤 경우에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치명적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치명성을 깨닫지 못하는 아둔함과 무감각일 것입니다. 이번 겨우내 장판 본드 냄새와 당분간 싸워야 할 것 같습니다. 때를 무시한 가벼움으로 인해 당하는 벌이라 생각하며 달게 받을 생각입니다. 현실은 조금 힘이 들겠지만 그로 인하여 배우는 도는 더 큰 유익이 되리라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도서 기자의 가르침이 공명이 되어 울립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전도서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