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흔들림의 영성2024-04-02 10:44
작성자 Level 10

흔들림의 영성

 

오래 전차준희 목사가 예레미야서를 배경으로 말씀사경회를 인도했을 때 가장 인상적인 테마가 바로 예레미야 20:9절의 해석이었습니다.

내가 다시는 여호와를 선포하지 아니하며 그의 이름으로 말하지 아니하리라 하면 나의 마음이 불붙는 것 같아서 골수에 사무치니 답답하여 견딜 수 없나이다

당시 친구는 예레미야의 이 심정을 흔들림의 영성이라 해석했습니다하나님의 말씀을 말씀대로 전했고하나님이 죄라고 하셨기에 죄라고 전했고악이라고 하셔서 악이라 전하였건만 예레미야에게 돌아온 것은 구금이요린치요핍박이었기에 너무 힘들어 다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으로 선언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그 다짐 이후시대의 예언자로서 해야 할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는 자신의 영혼 때문에 심하게 흔들리는 예레미야의 그 마음을 흔들림의 영성이라고 진단한 것입니다오래 시간이 흘렀지만 친구의 외침이 오늘특히 더 더욱 메아리가 되어 종에게 밀려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직은 가장 인간적으로 존중 받아야 할 유아들이 폭력이라는 물리력으로 제어당하는 오늘 내가 사는 이 땅본인이 자행하는 천인이 공로할 만행을 저지르고도 오히려 피해자에게 큰소리치는 사이코패스들이 즐비한 이 땅, ‘의 사람들을 인격을 가진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마음대로 난도질해도 괜찮은 존재로 여기는 동물적인 들이 수두룩한 이 땅나와 같지 않은 이념을 가진 자는 반드시 척결해야 하는 적으로 매도해 버리는 이 땅에서 마지막 남은 희망이 무엇일까목사로서 깊이 생각하는 주간을 보냈습니다그리고 도달한 영적인 심포니는 흔들림의 영성’ 이었습니다이 땅을 향한 흔들림의 영성은 그리스도인들만의 몫일 수밖에 없습니다그 기저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한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흔들렸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주간에 최인훈 작가가 쓴 광장이라는 소설을 늦깎이 독자가 되어 읽었습니다글을 읽는 내내 남북한의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으로 결국 죽음을 택한 주인공 이명준을 만나면서 아이러니하게 어떤 것에도 종속되지 않으려는 시대의 지성적 자존감에 저 또한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는 점입니다그의 생각하려는 흔들림은 참 아름답게까지 보였습니다.

1980년 초에 대학생 선교회 총재이셨던 고 김준곤 목사께서 예수 칼럼’ 에서 언급한 무주의’(noism) 라는 단어를 가슴에 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무주의의 시대가 목회의 현장이 될 것이라는 나름의 혜안 때문이었습니다슬픈 것은 35년이 지난 오늘 이 땅에 한 목회자가 예언적으로 외쳤던 그 불행의 조짐이 그 어느 때보다 만연하고 있다는 아픔입니다그래서 더 더욱 이 아픔의 흔적이 진한 이 땅에 예레미야가 가졌던 흔들림의 영성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답답하여 견딜 수 없나이다.” 의 그 마음이 무감각해지는 것이야 말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임하는 최고의 비극임을 인지하고 오늘의 아픔을 품고 흔들림의 영성을 견지하는 세인지기들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