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신임 이후 7년 전, 하나님의 교회를 이 땅에 세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화두는‘그들만의 잔치’에 휘둘리는 교회가 아니라 Das Man(다스 만-世人)들에게 세인(世認)하는 교회가 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교회로의 지향을 위해서는 제일 중요한 것이 한 사람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교회가 되는 구조적인 악을 제거하지 않고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설정한 것이 담임목사와 시무장로의 6년 시무 후 재신임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역은 지금도 한국교회의 건강성을 좌표로 나아가는 교회에서는 아주 활발하게 진행되는 일 중에 하나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나도 모르게 고착되는 것 중에 하나가 안정성과 수구화입니다. 해서 변화를 싫어하고 기득권의 자리에 군림하면 그 자리를 도무지 내려오지 않으려고 하는 기질이 발휘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 수 있습니다. 부족한 종도 이제 50대 중반에 이르러 이런 안정성과 수구화에 결코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담임목사의 재신임은 저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세인교회가 정말로 세상에 있는‘다스 만’들에게 자기들만의 리그에 머물러 있는 교회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주일 사무총회에서 정관에 있는 대로 담임목사 재신임을 물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것이 전부인 사람에게 사무총회에 참석한 지체들이 정관에 있는 재신임 요건에 부합한 승인을 해주셔서 종은 앞으로 또 한 번의 6년 사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재신임에 통과된 이후에 저에게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무거움’과 ‘두려움’이라는 이중 감정이었습니다. 전자는 종에게 허락된 또 한 term(6년의 일정 기간)이 우리 세인교회를 위한 차세대 리더십을 준비해야하는 기간이기에 무거웠고, 후자는 오늘의 시대에 목사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철저한 영성에 얼마나 부합한 목사가 될 것인가? 에 대한 자문 때문이었습니다.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제천 지역 사회에 존재하는 교회 중에 담임목사 재신임이라는 사역을 한 교회는 우리 교회에 처음 일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만큼은 우리 교우들이 다스 만들에게 자랑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세상이 바라보는 교회의 요구 조건 중에 사람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원하시는 방향을 위해 몸부림친 또 하나의 결실을 우리 교회에서 감당해 냈기 때문입니다. 이제 담임목사는 2015년, 조금은 더 큰 일들을 위해 기도해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책 집필 사역입니다. 지난 25년이라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이 땅에서 목사로 살면서 겪고 느꼈던 진솔한 속내들을 글로 엮어 보려고 합니다. 지난 주간, 태백산맥, 정글 만리의 작가인 조정래씨와의 대담집인‘시선’을 읽다가 참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는 책에서 이런 말을 남겨 놓았습니다. “모든 예술은 상투성과의 싸움이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과의 싸움이라는 말이다.” 안식년이 되는 금년, 짧은 안식월을 교회 공의회에서 허락을 받았기에 목사로서 그리고 허접한 지식을 갖고 있는 자가 조정래 작가의 말과 같은 글을 쓸 수 있을까? 라는 허황된 꿈은 접기로 했지만 그래도 한 가지의 목표는 설정하여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현직 목사로 살면서 그래도‘그들만의 리그라는 상투성과 치열하게 싸우는 글’말입니다. 2015년, 부족한 사람을 교우들이 어여삐 여겨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었다는 것을 저는 인지합니다. 해서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재신임 이후 저는 저에게 주어진 또 다른 6년의 사역 기간을 통해 사람을 기쁘게 하는 상투적인 목양이 아니라 종과 세인 지체들이 하나님과 다스 만들 앞에서 부끄럽지 살아가는 하나님의 사람들로 양육하고 저 또한 그런 목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저에게 제천세인교회의 두 번째 미션을 맡겨 준 여러 교우들과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임을 알고 달려가려고 합니다. 우리 세인 교회가 역사와 후세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교회로 설 수 있도록 교우들의 따뜻한 지원과 중보를 부탁드립니다.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