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무쇠 팔 무쇠 다리2024-04-02 10:57
작성자 Level 10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 목숨이 아깝거든 모두모두 비켜라”


1970년대 일본이 만든 만화영화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정말로 선풍적인 인기 몰이를 했던 ‘마징가 Z’ 의 주제가에 나오는 노랫말입니다. 기운 센 천하장사로 대변되는 마징가 Z는 싸움에 나가면 무조건 승리하는 불사조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일본 문화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좋은 감정을 갖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대단한 인기몰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가에서 퇴출되고 거기에 걸 맞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만화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로봇 태권 V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의 고등학교 시절, 마징가 Z와 로봇 태권 V는 우울한 시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우상과도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을 한 것이 분명합니다.

지난 주간, 여름성경학교가 개교되었습니다. 약 30여명의 어린이들이 모여 귀하게 준비해 온 은혜를 그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이번에 우리 교회 성경학교는 기존 신자들의 자녀들 상당수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유감스러움이 있었지만 반면 반 수 이상의 어린이들이 전도되어 열심히 준비한 교사들의 수고가 기쁨과 보람이 되게 하였습니다.

몇 주 동안 성경학교를 준비하는 교사들을 지척에서 보았습니다. 교재 도구 준비를 비롯하여 사역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구비하는 데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항상 하나님의 교회 사역 자체는 결과도 결과겠지만 과정이 더 아름답기에 이번 여름성경학교 준비도 매일반 과정 자체가 귀하고 또 귀했습니다. 내리쬐는 뙤약볕에서 인근 초등학교 찾아가 복음을 전하고 여름성경학교를 알리고 홍보하는 사역에서부터 식사를 준비하는 도우미들의 준비까지 어느 것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어느 한 날, 준비하는 시간에 기자재가 택배로 들어왔습니다.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였습니다. 마침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물건을 받은 제가 기자재를 옮기면서 이 무거운 것을 여자 선생님들이 옮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쨘 해졌습니다. 또 어느 한 날, 아이들의 식사를 만들 재료들이 박스에 포장되어 도착했습니다. 마침 그 날, 교사로 사역하는 여 집사님이 그 재료를 들고 옮기는 것을 보고 제가 대신 옮겼습니다. 역시 그 무게도 여성이 들기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물건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물건을 받아 옮기려던 지체는 지금 손가락이 굽어져 고통을 호소하는 자매인데 이 무게를 들어 옮기려 했다는 것을 옆에서 체휼하고 왠지 지체의 아름다운 헌신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몇 년 전, 주중 전도를 나갈 때 사역에 참여한 지체들이 전도 용품들을 차로 옮기면서 저에게 농을 던진 여 집사님의 말이 다시 새록새록 올라왔습니다.
“목사님, 우리 교회 여 집사님들의 별명이 있어요. 무쇠 팔, 무쇠 다리에요.”

남자들이 해야 할 일을 싫은 기색 없이 해치우는 무쇠 팔, 무쇠 다리를 가진 여 집사님들이 우리 교회에 있다는 것을 기뻐해야 하는 것인지 애석해 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리기는 아쉬움이 저에게 있습니다. 해서 이런 기도를 스멀대며 하는 것이 목사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부담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여, 하나님의 교회에 남성 일군들이 많아지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의 여성들의 다리와 팔을 무쇠로 만든 담임목사는 그 죄를 탕감받기 위해 배나 더 여러분을 위해서 중보하고 있습니다. 아쉽겠지만 위로가 되기를 바라고 하나님의 교회에 신실한 남성 일군들이 많아지기를 다시 두 손 모아 봅니다.

무쇠 팔, 무쇠 다리 여성 지체 여러분! 주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