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병원장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고 새로운 병원장이 취임을 하더라도 서울대학교 병원이라는 조직은 조금의 요동함이 없이 움직이는데 유독이 한국교회는 담임목사의 리더십이 변경될 때마다 적지 않은 홍역을 치르는 데 이것은 건강하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이런 근본적인 원인은 아마도 한국교회의 지도력이 중앙집권적인 체제라는 한계 때문에 야기되는 것이라고 그 목회자는 친절하게 분석까지 해 주었습니다. 논쟁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이해라고 저도 동의합니다. 해서 웬만한 담대함이 없는 개 교회 목사들이 안식년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요 모험이기도 합니다.
저는 6월 한 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쉽지 않은 모험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개척 이후 7년이 되는 올해, 교우들이 안식 월을 허락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안식의 여정 동안 저는 그 호기를 단지 쉼이라는 차원에서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소아시아 성지순례를 통하여 사도 바울이 오직 복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붙들고 수없이 오고갔던 소아시아의 지역들을 탐방하면서 그가 갖고 있었던 영적 타는 목마름의 숨결들을 체휼하고 올 것입니다. 그의 고향인 터키 다소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 제 멘토 목사께서 다소에 들렸을 때 지금은 다소가 이슬람 국가의 땅이기에 단지 관광객들을 위한 돈벌이 장소 이외의 가치로 인정받지 못해 초라한 푯말만이 그곳이 바울의 생가였다는 것을 알려줄 정도로 버려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는 고린도후서 4:18절이 생각나 울었다는 그 영적인 감동을 느끼고 돌아올 생각입니다.
작년 사고 이후, 면역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해서 체력적으로 엄청나게 이동해야 하는 소아시아 바울의 전도 여정 스케줄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지 저도 많이 염려됩니다. 허나 공식적인 기회를 갖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감당해 보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 담임목사의 안식 월 기간에 교우들이 부족한 사람을 위해 특별히 엎드려 주어야 합니다.
귀국 이후, 목회 26년 동안의 조그마한 자국들을 잘 정리하여 소박한 책을 집필하기 위한 사역을 병행하려고 합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 6월 한 달, 어떤 의미로 보면 참 짧은 시간이지만 종은 또 다른 세인 교회 목회의 마지막 텀을 위해 하나님으로 부여 받는 또 다른 영적인 샘물들을 길러 올리는 ‘엑사고라조마이’ 의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6월 한 달 동안 담임목사의 부재 기간이 오히려 우리 세인 교회의 팀워크를 더욱 단단히 하는 성숙의 시간들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성도들의 가정에 하나님의 평강이 그 어느 때보다 넘쳐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