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에는 만나기가 두려운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만나기를 기피하는 사람은 항상 상존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책 한 권 읽고 세상의 지식은 다 섭렵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참 무섭습니다. 대체적으로 그런 사람은 대화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런 사람과의 만남을 갖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대체적으로 말을 거의 하지 않으려고 극도로 조심합니다. 반대로 참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안 보면 보고 싶고, 오래 동안 보지 않고 있다가 만나게 되면 어제 만났던 느낌을 주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런 사람의 특징은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 만나든지 항상 만나면 따뜻함과 온유함의 마음이 전이되는 그런 사람입니다. 지난 주간에 경북 영양에 심방을 다녀왔습니다. 2시간 이상이 걸리는 먼 곳에 위치해 있는 그곳까지 1년에 한 번은 꼭 다녀오는 이유는 그곳에 가면 따뜻함과 온유함을 갖고 있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봉숙 집사님입니다. 남편의 고향에 있는 집이 국가지정 고택이기에 지금은 그곳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집을 관리하는 지인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그 분이 그곳을 떠나게 되어 이제는 할 수 없이 집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영양에 거주하게 된 것입니다. 춘계 대 심방 일정으로 몇 몇 권사님들과 어김없이 하루 시간을 특별히 마련하여 다녀왔습니다. 전국에서 음식 디딤방으로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고 작가 이문열씨의 고향이기도 한 두들 마을에 들어서서 집사님의 집으로 들어가는 데 아직도 꽃말이 떨어지지 않은 꽃 잔디들의 화려한 맵시들이 우리들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아카시아 나무들의 냄새도 향기롭습니다. 200년 된 고택의 툇마루의 처마에는 제비들이 집을 지어 쉬도 없이 들락날락하는 광경이 싱그러웠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많아 털갈이조차도 쉽지 않은 진돗개 황돌이가 이전처럼 낯선 이들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짖지 않는 것조차 정겹게 다가옵니다. 이동화 권사님 내외분과 예배를 드리며 축복의 교제를 나눈 뒤에 문 집사님과 언니가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자작한 유기농 농산물로 만든 맛난(그냥 인사성 멘트가 정말로 아님) 산나물 음식들로 포식하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푸르디 푸른 파김치, 알이 탱탱한 가자미, 신선한 야채샐러드, 간드러지는 맛을 내는 마늘쫑, 사과장아찌 등등 그리고 주의 종을 대접하려는 정성스런 사랑이라는 양념까지 곁들여져 정말로 건강한 점심 식탁공동체를 통해 귀한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문봉숙집사님이 같이 간 권사님들을 사랑으로 맞는 모습은 상투적인 립 서비스가 아니었습니다. 항상 삶에서 우러나온 손 대접의 은사로 인한 사랑의 메시지 그 자체입니다. 누구하나 치우침 없이 골고루 존경하고 사랑하려고 하는 집사님의 그 섬김이 있기에 단일 심방으로는 가장 많은 권사님들이 심방 대원을 자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종이 육체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문 집사님을 잊지 않고 기도하는 것은 섬기는 교회의 양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문 집사님의 따뜻함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문봉숙 집사님은 종의 중보기도 대열에 항상 앞부분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곳에 거하면서 물도 좋고 공기도 좋고 환경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는 지역이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갑상선과 당뇨로 인해 많이 어려웠던 시기들이 잘 극복된 것도 감사의 조건이고 동시에 종의 기도에 응답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이기도 합니다. 참 따뜻한 가슴과 심장을 가진 지체를 지난 주에 만나고 돌아와 개인적으로 행복했습니다. 몇 개월 만에 만났지만 항상 어제 만났던 사람, 보고 싶은 사람, 따뜻한 사람인 문봉숙집사님의 건강이 지속되기를 다시 두 손 모아 봅니다. 그래도 문집사님에 대하여 종이 기도하는 내용 중에 아직 이루어주지 않으신 기도가 하나 있습니다. “두 달에 한 번은 만나게 해 주옵소서.” 이 기도의 제목 때문이라도 더 중보하렵니다. 따뜻한 사람을 만나면 나도 따뜻해지는 것은 전염성이 강해서이겠지요?(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