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만에 된장찌개를 먹으려고 점심시간에 오색정에 들렸습니다. 제천에 있는 많은 음식점 중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오색정표 된장찌개가 최고라고 생각하기에 그리워지면 들리는 편인데 그 동안 소원했다가 지난 주간에는 정말로 오랜만에 다녀왔습니다. 한승희 권사님이 근무하는 날에 제가 가면 도리어 손님 치례를 한 번 더 하실 것 같아 괜스레 죄송하기는 하지만 된장찌개의 유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옮길 때가 많이 있습니다. 오색정에는 된장찌개를 아주 맛나게 끓여주는 어르신이 있습니다. 마치 고향에 가면 어머님이 끓여주시는 그런 맛을 내 주는 어르신입니다. 그 날도 어김없이 조그마한 뚝배기에 된장찌개가 나왔습니다. 구수한 냄새와 더불어 실망시키지 않는 찌개 맛에 밥공기를 두 공기나 비웠습니다. 상투적인 립 서비스가 아니라 진짜로 맛 잇게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거의 마칠 때 즈음, 어르신이 제가 식사하는 자리로 오셔서 수줍은 소녀의 모습으로 환하게 웃으며 겸손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된장찌개가 나는 그렇게 맛있는 것을 모르겠는데 목사님이 이렇게 오셔서 맛있게 드셔주시는 너무 고맙습니다.”
말을 듣자마자 아내와 전도사님이 속사포로 합창을 했습니다.
“어르신, 정말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어르신의 된장찌개는 일품입니다.”
아내의 말이 끝나자마자 제가 조금 더 오버하며 말했습니다.
“얼마나 맛이 있는지 오늘 밥공기를 두 개나 비웠습니다. 어르신.”
저와 아내와 전도사님의 칭찬에 고무되신 어르신이 이렇게 반응하셨습니다.
“제가 오늘은 음식들을 더 담았습니다. 제 거는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을 더해 담았어요. 목사님!”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 데 한승희 권사님이 조금 더 부추기면서 어르신을 칭찬했습니다,
“우리 목사님이 아무개 된장찌개를 너무 좋아해서 이렇게 오시는 거예요.”
세인교회 예수 공동체에 있는 지체들이 그 날, 한 명의 영혼에게 칭찬 세례를 퍼부어 주었습니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된장찌개의 맛도 맛이지만 연로해 있는 한 심령의 영혼이 더 늦기 전에 예수의 사랑을 느끼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 같은 마음을 칭찬의 화살로 쏘아댄 것이지 않겠습니까? 칭찬은 반찬의 가짓수를 바꾸는 것이 분명합니다.
주일 저녁, 아내가 차려주는 저녁 식사의 반찬이 주마다 요동치며 바뀝니다.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주일 설교의 은혜의 강도에 비례되기 때문입니다. 매 주 마다 진수성찬을 먹을 수 있는 설교가 선포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오색정 된장찌개가 더 그리운 것이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