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가서 20년을 산 고등학교 동기 동창생이 지난 주일에 우리 교회에 방문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같이 뛰어다니던 친구가 엣 친구가 그리워 찾아온 것입니다. 한국에 들어온 명목은 아버님의 추도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왔다지만 교제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또 다른 목적이 있었습니다. 친구는 원래 신앙생활을 하던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세상이 너무 좋아 세상과 벗하며 랜덤으로 살았던 친구였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던 노래를 부르고 곡을 만들어서 대중가수들에게 주면서 그렇게 지극한 세속적 가치에 함몰되어 살던 그런 과거의 삶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 불현 듯 주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그도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카이로스의 때를 만난 것입니다. 약 일주일동안 그렇게 찾아오신 하나님으로 인하여 너무 큰 충격을 받은 친구는 마치 사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뒤, 사흘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자기의 삶을 반추하고 메타노에오(회개)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처럼 다가온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주일 동안 철저히 삶을 뒤돌아보며 회개하는 하나님과의 전인격적인 관계를 갖게 되었다고 술회했습니다. 이윽고 경험한 주님의 조명은 회개문을 쓰는 것과 잘 한 일을 쓰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56년의 인생 속에서 잘 한 것을 쓰려고 하는데 단 한 줄로 진도를 나가지 못하였다는 것과 회개문을 쓰는 데에는 10장의 용지를 가득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끝도 없는 죄악의 토로가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흔히 우리들이 진정한 회개의 봇물이 터지면 상투적으로 되뇌는 눈물이 솟구치는 회개의 과정을 친구도 거치고 난 뒤, 하나님께서 6곡의 곡을 일주일 동안 만들게 해주셨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친구는 곡만 쓰는 친구이지 작사는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6곡의 곡을 완성한 뒤에 모두 그 곡의 가사를 본인이 붙일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그 곡의 가사는 본인의 회개 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친구는 자신이 만든 곡 하나를 저에게 소개했습니다. 보는 순간, 소름이 끼쳤습니다. 왜냐하면 곡과 가사를 보는 순간 살아 있는 간증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어 저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이 곡들을 이전에 본인이 곡을 만들어 주어 같이 활동하던 뮤지션들인 들국화의 전인권, 산울림의 김창완, 해바라기의 이주호, 그리고 요즈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은미, 그리고 또 다른 가수 한 명에게 이 곡들을 부르게 하고 나머지 한 곡은 합창곡이라 어린아이들이 부르는 엔딩 송으로 제작해서 소위 말하는 가스펠 콘서트 프로젝트를 계획하였는데 이 사역을 위해 중보 해 달라는 것이 방문 목적이었습니다. 이미 몇 몇 가수들과의 섭외는 끝이 났고 전체적인 프레임이 형성되면 기독교 방송국부터 공연을 할 예정이라는 구체적인 스케줄도 피력해주었습니다. 이런 귀한 사역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가 저와 교제하면서 끝말에 해주었던 말이 따뜻하게 그러나 엄숙하게 들려왔습니다. “이 목사. 잘 한 것을 쓸 때 단 한 줄을 쓸 수 없었는데 하나님 앞에 설 때, 이거라도 칭찬을 받아야 하지 않겠니? 기도해주라.” 목사인 친구를 백으로 믿고 LA에서 제천까지 찾아와 진솔하게 중보 부탁을 하는 친구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저는 친구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되어 섰다는 것만도 너무 행복한데 이렇게 귀한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눈물 나게 감사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하여 한국에 한 동안 거하여야 할 것 같다는 열정으로 불타오르는 친구의 사역이 신선한 하나님의 은혜를 음악으로, 삶으로 증언하는 행복한 콘서트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후담 하나, 친구가 말해주었습니다. 이 콘서트는 잘 되면 전국 공연까지 계획한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전국 공연이 시작되면 제천은 세인교회에서 한다고. 기대해도 되겠죠?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