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월요일 묵상
말(言)질을 삼가자.
오늘의 성서일과
시편 141편, 시편 76편, 에스겔 11:14-25, 이사야 60:17-22, 에베소서 4:25-5:2
꽃물 (말씀 새기기)
시편 141:3-4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 내 마음이 악한 일에 기울어 죄악을 행하는 자들과 함께 악을 행하지 말게 하시며 그들의 진수성찬을 먹지 말게 하소서
마중물 (말씀 묵상)
목사로 산다는 것은 대단히 통속적인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말을 한다는 것이 단순히 구강 구조를 거쳐 내뱉는 언어의 일체를 말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짓누르는 무게가 덜 하리라 싶다. 하지만 말은 철학이 담겨 있고, 삶이 담겨 있으며, 인격이 담겨 있는 소산물이다. 그러기에 말을 한마디 한다는 것은 결국 나를 송두리째 드러내는 일이기에 더욱 조심스럽고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가 이기주가 말했듯이 말에는 품격이 있다. ‘품’이라는 한자 단어 品은 입 구(口)가 세 개가 연합해서 이루어진 단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갈파했다.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이기주,“말의 품격”, 황소북스, 10)
그래서 목사로 사는 것이 두렵고 떨린다. 목사가 품격이 안 된 채로 내뱉는 말은 재앙이기에 말이다.
언젠가 하나님 앞에서 이런 기도를 드린 적이 있었다.
“하나님, 오늘 하루 가장 말을 적게 하는 날이 되게 해주십시오.”
시인의 고백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내 입에 파수꾼을 세워 주십시오.”
엄청난 내공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묵상을 하면서 또 한 번 기도한다.
“하나님, 오늘 하루 말을 적게 하는 날이 되게 하소서.”
아뿔사, 오늘 벌써 나는 엄청난 말을 내 뱉었다. 특별새벽기도회 첫날이라. 벙어리 기도회를 할 수도 없고, 목사, 참 쉽지 않은 자리다.
두레박 (질문)
입에서 내 뱉는 말이 꼭 해야 하는 말인지 여러 번 묻자.
손 우물 (한 줄 기도)
침묵을 사랑하시는 하나님, 주님을 닮아가게 하옵소서. 정말로 가능하다면 오늘은 더 많이 묵상하고 침묵하는 날이 되게 하소서.
나비물 (말씀의 실천)
두 말을 했던 분량을 한 마디로 줄여보도록 최선을 다해 보자.
하늘바라기 (중보기도)
하나님, 특새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적은 말로 교우들과 가장 합리적인 교훈을 나눌 수 있도록 인도하소서. 더불어 세인 공동체 지체들이 이번 주간, 반드시 해야 하는 말 외에 가능하면 말을 줄이는 날 주간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