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금요일 묵상
허탄하게 듣는 자
오늘의 성서일과
역대하 10:1-19, 요한계시록 1:1-20, 스바냐 2:1-15, 누가복음 24:1-53
꽃물 (말씀 새기기)
누가복음 24:11
사도들은 그들의 말이 허탄한 듯이 들려 믿지 아니하나
마중물 (말씀 묵상)
신약학자들이 약간의 의견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마태복음 28:1-10, 마가복음 16:1-8, 요한복음 20:1-10절, 그리고 누가복음의 오늘 묵상 텍스트에 공히 기록되어 있는 예수님의 부활 기록의 증인으로 여인들의 면면을 등장시킨 이유는 복음서 기자들의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여인과 사도들에 대한 대칭적 구도를 이루기 위함이라고 지적한다. 부연한다면 예수의 죽음 이후에 나타난 현상 중에 하나가 사도들의 몰락과 항상 비주류에 속해 있었던 여인들의 궁극적 승리임을 여지없이 보여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복음서 기자들이 使徒群에 있었던 자들임을 전제할 때 파격이다.
왜 사도들이 몰락하고 패배했을까? 한 구절이 이를 충분히 이해하게 한다. 부활을 증언하는 여인들(막달라 마리아, 요안나, 야고보의 모친 마리아, 또 다른 익명의 여인들)의 긴장감 넘치는 소리를 허탄하게 듣고 믿지 않았다는 누가복음 기자의 말이 사도들이 패배한 이유의 증거라는 것이다. ‘허탄하다’로 번역된 헬라어 ‘레로스’를 NLT(NEW LIVING TRANSLATION)는 ‘Nonsense’라고 번역했는데 눈에 들어왔다. 여인들이 증언한 메시지는 여인들이 창작해 낸 것이 아니라 그녀들이 보았던 내용이었다. 더 주목할 것은 여인이 말했던 증언은 사도들에게 주님이 이미 직접 말씀하셨던 내용이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 이는 기록된바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들이 흩어지리라 하였음이니라 그러나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마가복음 14:27-28)
사도들의 몰락의 이유는 주군의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고 nonsense 로 여겼기 때문이다. 주군의 말을 의미 없는 말로 들었으니 여인이 증언한 메시지가 허튼소리를 들리는 것은 너무 당연하였으리라!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넌센스로 듣는 세대가 주후 1세기뿐일까 싶다. 주후 21세기는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은 하나님 말씀에 대한 무감각의 재앙이 넘실거리는 시대다.
오래 전에 읽었던 마크 뷰캐넌이 남긴 글을 끄집어 내본다.
내 친구가 자기 교회 교인에게 지난 몇 개월 동안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해로웠던 책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교인이 이렇게 대답했단다. (마크 뷰캐넌, “열렬함”, p,325)
‘네, 물론 성경입니다.’ 무서운 죽비다.
성경은 나를 조각하고 만들어가는 위험한 책이지, 결코 허탄한 소리를 담겨 있는 책이 아니다. 오늘도 내 가슴의 심비에 새긴다.
두레박 (질문)
나는 오늘도 나를 위해 특별한 계시로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있는가?
손 우물 (한 줄 기도)
로고스이신 예수님을 제게 보내 주신 하나님, 시공간을 초월하셔서 말씀으로 조명하시는 주님의 그 말씀을 날마다 레마로 듣게 하셔서 말씀위에 굳게 서 흔들리지 않는 영성으로 내 삶을 무장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비물 (말씀의 실천)
날마다 행하는 말씀 묵상을 통해 주시는 레마를 삶으로 적용하는 구체적 실천 내용을 교우들과 나누어야 하겠다. 같은 기쁨이 되도록.
하늘바라기 (중보기도)
하나님, 2023년 목양을 생각하면 버겁습니다. 짊어져야 하는 일, 감당해야 하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목사가 이러니 성도야 오죽하겠나 싶습니다. 바라기는 세인 공동체 지체들과 종에게 지혜를 주셔서 상식을 존중하며 주어진 사역을 잘 감당하도록 인도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