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묵깔레의 온천 수영장>
6월 5일 오후 일정
이제 히에라볼리의 여정을 떠나 보자. 라오디게아에서 남쪽으로 약 8-17km 전방위적으로 위치해 있는 히에라폴리스는 성서상으로는 히에라볼리로 소개되고 있다.
그림 28) 히에라볼리 표지판
골로새서 4:12-14절을 보자.
“그리스도 예수의 종인 너희에게서 온 에바브라가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그가 항상 너희를 위하여 애써 기도하여 너희로 하나님의 모든 뜻 가운데서 완전하고 확신 있게 서기를 구하나니 그가 너희와 라오디게아에 있는 자들과 히에라볼리에 있는 자들을 위하여 많이 수고하는 것을 내가 증언하노라 사랑을 받는 의사 누가와 또 데마가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학자들마다 논쟁거리가 되고는 있지만 옥중 서신 즉 에베소서, 빌립보서, 빌레몬서 그리고 골로새서의 가장 근접한 집필 장소를 에베소일 것이라는 의견이 특별히 각광을 받는 이유는 골로새 지역에 복음을 가져온 자가 이 곳 출신의 에바브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한 이유로 본다. 에바브라는 에베소에서 바울에 의해 회심했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아마도 이 지역 골로새, 라오디게아, 히에라볼리(파묵깔레)는 적어도 에베브라의 영적인 영향력 하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그래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해서 바울은 골로새서를 마무리하는 인사말에서 에바브라에 대한 수고를 잊지 않고 격려하고 있다. 바울은 히에라볼리를 위하여 수고한 에바브라를 언급함으로 다시 한 번 본인이 전도하여 결실한 제자가 사랑했던 히에라볼리를 본인도 지극히 사랑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이렇게 바울과 에바브라의 사랑했던 사역지인 히에라볼리가 오늘날에도 유명한 이유는 아마도 석회온천 지역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성지순례 팀이라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이곳 히에라볼리는 일반 터키관광객들에게는 파묵깔레로 더 유명하다. 파묵깔레는 지금도 섭씨 36도의 따뜻한 물이 연중 내내 흘려 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그림 29) 파묵깔레 온천지대의 석회암층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이곳이 바로 앞서 설명을 드린 대로 에바브라의 사역지이고 바울이 사랑했던 선교지라는 이유와 더불어 또 하나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빌립 사도의 순교지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하는 장소도 그 이유다. 사도 빌립의 순교 기념 터 주후 5세기 즈음에 만들어진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한다.
그림 30) 사도 빌립의 순교 기념 터
그림 31) 사도 빌립의 순교 터임을 알려주는 이정표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 동안 지성적 제자로 그를 따랐지만 항상 주님의 마음에 2% 부족했던 제자로 등장하는 사도 빌립, 그는 항상 그가 가졌던 이성적 신앙으로 예수님을 바라보았다. 오병이어의 기적의 현장에서 약 20,000명으로 추정되는 목자 없이 유리하는 양과 같은 무리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명령하신 주님의 의도를 200 데나리온 이상이 있어야 그것이 가능하다고 둘러친 그였다. 주님과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아버지 하나님의 얼굴을 한 번 보여 달라고 요청했던 보이는 것에 대한 믿음의 안착을 시도했던 그였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오늘 우리 역시 빌립과 무엇이 다른가? 결코 다르지 않다. 눈에 ‘보이는 것을 믿으라’ 는 모 투자회사의 광고 멘트가 오늘 우리들의 믿음의 현주소가 아니고 무엇인가? 내 손으로 주님의 못 자국 난 상처 구멍에 집어넣어보지 않고는 주님의 부활을 믿을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치던 도마가 오늘 내가 아니고 누구인가? 놀라운 것은 그렇게 이성적이고 눈에 보이는 신앙을 추구하던 이기주의적인 신앙인 빌립 사도가 이곳 히에라볼리라는 우상의 도시에서 주님을 위해 순교의 길을 갔다는 점이다. 상기하면 결국 성령의 기름부음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 궁극적으로는 위대한 그리스도인으로 사명을 마친 그를 보면서 하나님은 길이 참으심으로 하나님의 사람을 반드시 승리하게 하신다는 은혜 속에 거하게 만든다.
히에라볼리는 전술했듯이 섭씨 36도의 미지근한 온천물이 연중 내내 흐르는 곳이다. 해서 관광 상품을 개발해 낸 터키 정부는 그곳에 리조트 성격의 관광 인프라를 확보해 놓았다. 그 중에 하나가 야외 스파이다. 많은 사람들이 목욕 겸 스파를 즐기며 휴가를 보내고 있는 고즈넉함도 보았다. 하기에 클레오파트라가 매년 이곳을 방문하여 목욕을 즐겼다고 하니 이곳의 수온과 온천욕이 얼마나 좋은지를 가늠하게 한다.
그림 32) 파묵깔레 노천에서 본 온천 수영장
그러나 그들을 보고 있노라니 주후 1세기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선포하다가 이곳의 우상숭배자들에게 십자형으로 순교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빌립 사도의 고독한 사역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도는 뭉클함이 몰려왔다. 나는 오늘 순교자의 영성을 갖고 있는가? 되물어본다.
히에라볼리 유적터 순례 마치고 가장 가까운 지역에 있는 TRIPOLIS HOTEL로 이동하여 여장을 풀었다. 이곳을 기억하는 이유는 터키 여정 중에 특별히 유일하게 목욕을 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목욕을 취미로 삼고 있는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호사였다. 파묵깔레에서 흐르는 온천이라고 광고를 해서 마냥 기대를 했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노천탕으로 되어 있는 온천은 미지근한 물이다. 일행 중에서 우리 부부 말고는 온천욕을 이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피곤을 푸는 일환으로 여기고 아내와 함께 30여분 온천욕을 이용하니 그래도 감사다. 여정 중 그래도 가장 쾌적했던 숙소였기에 다음 날의 일정에 적지 않은 쉼의 공간이 된 느낌이다. 강행군이 기다리는 내일을 위해 역시 일찍이 기절(?)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아내는 그 와중에 빨래까지 했다니 역시 아내는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