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월요일) 묵상 – 사순절 여섯째 날 그냥 부끄럽다. 오늘의 성서일과 시편 32편, 열왕기상 19:1-8, 히브리서 2:10-18 꽃물 (말씀 새기기) 시편 32:3-4 내가 입을 열지 아니할 때에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 주의 손이 주야로 나를 누르시오니 내 진액이 빠져서 여름 가뭄에 마름 같이 되었나이다 마중물 (말씀 묵상) 시편에 소개된 7개의 참회 시 중에 하나인 32編을 읽었다. 기실, 너무 잘 알고 있는 시편이다. 설교도 꽤 많이 한 텍스트다. 하지만 오늘, 나는 3-4절에 녹다운 되었다. 뼈가 쇠할 정도로 참회한 적이 얼마나 되지? 진액이 빠져 나가서 마르고 말랐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통회한 적이 얼마나 되지? 오히려 신학을 몰랐고, 사역자가 되기 전에 눈물, 콧물 흘리며 기도했던 기억들은 제법 된다. 목사가 되고 나서 교우들을 위해 운 것을 생각해 보면 또 다른 참회의 시인 6편에서 시인이 고백했던 말 그대로 침상에 있는 요를 적실 정도로 울었던 기억들이 오롯하다. 하지만 나를 위해, 나 때문에 운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나를 위해 울지 않았다는 내 마음을 어떻게 추슬러야 하지? 깊은 생각에 잠겨보았다. 목회를 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투사가 되었던 것이 나를 위해 울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고 말하면 자위가 될까? 그래서 그런지 다윗의 고백에 마냥 부끄럽다. 그는 뼈가 쇠했다는데, 진액이 다 빠져 나가 여름 가뭄처럼 말랐다는데. 물론 죄로 인함이기는 하지만. 오늘은 그냥 부끄럽다. 너무 많이 나를 위해 울지 못한 것 때문에, 그것이 죄든 삶이든… 두레박 (질문) 유행가 가사에 ‘전쟁 같은 사랑’이라는 글귀가 담겨 있는 노랫말을 기억한다. 교우들을 위해서만 아니라 나는 나를 위한 전쟁 같은 사랑을 왜 못했을까? 손 우물 (한 줄 기도) 하나님, 나를 위해 진액을 쏟아보는 기도를 하게 해 주십시오. 나를 위해 울어보는 기도의 물꼬도 터지게 해 주십시오.
나비물 (말씀의 실천) 목사로 살면서 남들은 알 수 없는 덕지덕지하게 두께가 낀 죄악을 토로해 보자. 진정성을 갖고.
하늘바라기 (중보기도) 주님, 펜데믹의 최대 재앙은 목사든 신자들 무뎌짐이 굳어졌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재앙에 폭격 맞고 그 자리를 고수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아둔함과 무뎌짐이라는 블랙홀 속에 빠져 가고 있어도 그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일체의 무리들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