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목사의 ‘신-사사시대에 읽는 사사기’ 추천의 글
누군가로부터 추천서를 부탁받게 되면 나는 과연 그럴 만한 사람인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자문하곤 한다. 추천서를 부탁하는 사람이 더 겸손하며, 더 실력 있는 사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주변은 항상 이렇듯 주님의 영광을 위해 성실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꾸준하게 하는 이들이 있어 행복하다. 이강덕 목사는 그런 사람으로 통전적인 독서를 통해 사고를 팽창시키고 그 넓은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 보기 드문 목사이다. 먼저 이강덕 목사가 신사사기를 집필하여 출판하게 됨을 기쁘게 생각한다. 스스로를 낮추는 인격의 소유자이기에 자신의 장점을 내색하는데 불편한 그의 심성과 신실함을 나는 존경한다. 저자는 프란시스 맥너트의 ‘치유’ 안에 있는 글을 인용한다.
“하나님도 부서진 바이올린으로 연주할 수 없다.”
아마 저자는 한국 교회를 ‘부서진 바이올린’으로 비유한 듯하다. 교회의 리더들 중에 상당수는 이구동성으로 ‘한국교회의 부흥은 이제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견해를 점점 높여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왜 이런 불운한 기운이 기독교 전체에 스며들었는가에 있다. 문제의식을 타인에게 혹은 환경에서 찾지 말고 자신을 점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저자의 책 ‘신사사기’를 읽으면서 한국교회의 현실이 “아 그렇구나!”하는 직감과 함께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함을 절실하게 공감하게 되었다. 저자는 현 시대를 다음과 같이 용어들로 압축하고 있다.
‘비루한 인간군’, ‘영혼의 암 덩어리’, ‘마구잡이 시대’, ‘맘대로의 삶’, ‘영적 지도자의 부패’, ‘종교의 절망’, ‘참극’, 등등으로 열거하는데 나는 아니지요? 라는 발뺌이 통하지 않게 한다. 부정적인 어조의 근원이 바로 기독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교회의 현실이 하나님의 마음과 대치하는 영역에 함몰되어 있지만,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불행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한탄한다. 그러면서 무질서한 세상에서 벗어나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모든 성경은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다는 것은 반복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저자 는 오늘을 사는 현대 그리스도인의 실상과 자화상이 마치 사사기 시대에 등장하는 사사와 이스라엘 백성들과 같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사시대의 정황이 어떠한지를 깊이 연구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저자는 사사기를 통해 지금 우리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말씀 안에서 조국의 미래를 조명하고 있다. 누군가를 평론하고 누군가를 비판할 때의 문제점은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점에 조심해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마치 사사 시대의 몇 인물들이 자기 소견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곡해하거나 임의적 해석을 한다는 것이 사사시대의 불행이었다.
저자는 역시 이점을 간과하지 않기 위해 매 장마다 해석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책들을 탐독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책 한 권을 작성하기 위해 참고문헌으로 100여 권의 책을 인용한 것을 발견했다. 소견대로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일 것이다. 내 생각과 하나님의 영의 인도를 받은 작가들과 위인들의 생각을 통해 검증받고 싶었던 것이다. 작금의 목회자들이 세상을 보는 시각이 편협하거나 획일화 되었다는 비판이 많은데 저자도 ‘나는 그러면 안 된다’는 마음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종종 기독신앙서적이 원론적인 이야기만으로 분량을 채우고 있는 지루함 때문에 독자의 흥미를 잃게 만들곤 한다. 저자는 이런 점을 원치 않았던지 글 중간 중간에 나는 현장에서 목회하는 목사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 30년간 목회를 하면서 겪어본 교회와 세상을 보면서 과연 나는 여기에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많은 시간 묵상하고 있음을 책을 통해서 발견하게 되었다.
“목회 하면서 나는 참 많이도 울었다”
저자의 연약한 고백은 지금 목회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교훈하고 있다. 영적으로 부서진 바이올린이 된 리더들의 애환을 긍휼과 동정으로만 대처해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글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저자의 글 중에 “감정대로 신앙생활하지 말고, 말씀대로 신앙생활하자”는 글이 있다. 왜 하나님께서 연주할 수 없는 바이올린이 되었는가에 대한 답은 말씀대로 신앙생활하지 않아서였다. 사사 시대의 사사들의 고충과 소견대로 신앙생활 하는 모순 덩어리들의 한탄스러운 정황은 말씀대로 신앙생활하지 않아서였다. 저자는 이 점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다시 부흥이라는 슬로건을 완수하기 위해서라면 말씀대로 목회하고 말씀대로 신앙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종합하면, 이 책은 나를 돌아보는 것을 우선시하게 만드는 책이다. 부분적 이해와 빈약한 성경 지식과 어설픈 세상 지식을 접목시키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이 책은 제대로 된 신앙생활은 요령을 피우는 교회가 아니라 고난을 받아들이는 교회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려 주고 있다. 책을 완수하기까지 인내의 수고를 감내한 이강덕 목사에게 감사하며 추천의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