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ㅠㅠ2024-04-19 11:39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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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 월요일에 김기석 목사로부터 은퇴하면서 집필한 『고백의 언어』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은퇴의 변이자, 어거스틴이 고백했던 『참회록』과 같은 고별 설교가 담겨 있는 귀한 책입니다. 김 목사께서 교보 문고를 통해 선물로 주신 책이기에, 교보 문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선물 수령을 위한 주소지 작성을 마치고 책을 기다렸습니다. 너무 읽고 싶었던 책이기에 주초에 구입하려던 차였는데, 저자를 통해 직접 선물로 받게 되어 제게는 더없이 기뻤습니다. 하지만 하루면 충분히 도착할 도서가 목요일이 되었는데도 도착하지 않아 뭔가 오류가 있다고 생각해 교보 문고에 직접 전화를 걸어 상황을 질문했습니다. 상담원과 통화를 하다가 스스로 매우 실망스러운 저를 발견했습니다. 책이 도착하지 않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저는 교보 문고 홈페이지 안에 선물 도서를 받기 위한 수령자의 주소지를 기입(記入)하면 다 되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이 작업을 하면 교보 문고 측에서 일괄적으로 책을 보내주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보 문고 시스템은 누군가에 의해서 지정 기탁 한 책을 받으려면 또 해야 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수령 받을 자가 보낸 이의 선물 아이콘에 방문해서 그 선물을 체크하고 수령자의 주소에 연결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도서를 『알라딘』에서 구입하기 때문에 교보 문고의 이 시스템이 대단히 낯설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 서투를 수밖에 없었기에 넋 놓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상담원 말이 이랬습니다.

“김기석 고객께서 지정해서 기탁 한 도서 선물에 고객님의 주소지가 기입되어 있지 않아 발송하지 못했습니다.”

 

아뿔사, 상담원이 가르침을 받고 다시 교보 문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지정 기탁 도서 콘텐츠에 들어가 확인하고 수령지를 연결했더니, 카톡으로 문자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고객님이 기다리시는 도서는 토요일 오전에 기입하신 주소지로 도착합니다.” 

 

근래, 인터넷과 모바일 폰으로 진행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그 안으로 들어가면 미로에 들어선 혼란이 밀려올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요구하는 것이 너무 생소하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기계치인 저는 이런 일련의 일을 경험할 때마다 울고 싶어집니다. 아날로그 감성 세대이자, 그 식에 길들어져 있는 탓에 디지털 문화로 도배되어 있고 인공지능 시대의 복판에 들어선 오늘, 나는 외딴섬에 버려져 있는 로빈슨 크루소와 같다는 생각 때문에 참 많이 우울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앞으로 몇 년은 더 살아야 할 터인데 새로운 날에 펼쳐질 무시무시한 시대가 기계치는 두렵고 또 두렵습니다. 나는 조용한 서재에서 책 읽는 것 말고는 잘하는 게 아무 것도 없어 씁쓸하기 그지없습니다. 해서, 오늘 도착하는 『고백의 언어』를 통해 위로나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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