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하는 위로
1년에 한 번 행하는 어르신들의 경로 위로회를 금요일 다녀왔습니다. 여러 곳을 타진하다가 개장한지 일주일이 된 백두대간 산림 수목원을 택하여 고즈넉한 여행을 맛보고 왔습니다. 1,500만평이라는 어마어마한 넓이에 산새 좋고 공기 좋은 백두대간에 세워진 수목원은 문을 연지가 얼마 되지 않아 대학에 갓 들어온 새내기 같은 풋풋함까지 가미되어 어르신들과 기분 좋은 여행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백두대간 탐방을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에 조각된 참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교우들이 한 컷하는 것을 보던 저는 갑자기 울컥하는 위로와 감동이 임했습니다. 지난 해 11월, 암이 재발하여 의사가 진단한 결과가 상당히 부정적이었음에도 다시 받은 항암 치료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기적적으로 통과하여 건강을 회복한 뒤 참석한 이종구 집사님 부부의 활짝 웃는 한 컷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큰 딸이 작년 말, 저에게 보낸 장문의 문자 메시지에서 이런 중보를 부탁했습니다. “목사님, 아버지께서 구원 그 이후의 삶과 소망을 이제는 놓지 않고 바라보는 새해와 새 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목사님이 그렇게 선포해주시면 분명히 아버지가 그 믿음으로 서실 것”이라고. 그렇게 ‘구원 그 이후’를 위해 중보한 지 어언 6개월, PET 결과 분명한 것은 림프를 점령하고 있는 일체의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고 지난 금요일에 함께 여행에 나선 집사님이 아내와 함께 활짝 웃는 ‘김치’의 컷 모습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작년 가을, 그리고 금년 봄 초 그토록 사랑했던 두 집사님들을 먼저 하나님 나라에 파송하고 하나님께 대들고 있는 어간이기에 또 그 아픔의 상흔이 아직은 종의 심장 한 편에 멍 자국으로 그대로 남아있기에 집사님을 보면서 하나님은 또 이렇게 모난 종을 위로하신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모여 있는 다른 지체들에게 집사님의 건강해지심에 같이 박수를 보내드리자고 요청하자 너나 할 것 없이 같이 여행에 나선 23명이 우레와 같은 보내주었습니다. 호랑이 숲에 들려 백두산 호랑이의 기개를 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들이 오수를 즐기고 있어 약간은 아쉬웠지만 그곳에 만들어진 호랑이 미니어처를 배경으로 한 컷한 집사님 부부의 사진을 보면서 이제는 연로해서 호랑이와 같은 기개를 가질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이 집사님에게 오랜 동안 계속되시기를 화살기도 하였습니다. 성도들이 건강한 것, 목사의 행복지수 100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故 최정희집사와 서정수집사가 오늘따라 참 보고 싶습니다. 더불어 경로잔치를 위해 수고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지체들에게 따뜻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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