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이것이 승부수입니다.
서재에 출근하여 메일을 열었더니 반가운 메일이 하나 도착해 있었습니다. 9년 전, 2층 건물에 세 들어 교회를 개척해 예배를 드렸을 때 시각 장애우로 보이는 낯선 형제가 한 동안 예배에 참석했던 것을 기억하는데 어느 날부터 보이지를 않아 궁금했는데 바로 그 주인공이 보낸 메일이었습니다. “이강덕 목사님께, 새해를 맞이하시는 목사님. 올 한 해 동안도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8년 전 화산동 교회에서 뵈옵던 ○○○이라고 합니다. 그 때 스가랴서 강해를 통하여 많은 은혜를 받고 힘을 얻었습니다. 요즈음은 고린도전서 강해를 통하여 오랫동안 묵은 나의 영적 암 덩이가 떨어짐을 깨닫고 두서없이 편지를 씁니다. 내 안에 만든 하나님, 내 안에 세워놓은 우상 이것들을 청산할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주신 목사님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목사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목사님의 설교 강해를 제가 알기 쉽게 올려놓고 영적 성찰과 신앙지표와 더불어 제 삶의 지표를 삼고자 체계적으로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목사님이 허락하시면 타인들에게 공개하고 허락지 않으시면 카테고리를 접고 저만 보려고 합니다.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두 번째로 설교 강해를 통하여 설교 뒤에 소개하신 찬양을 올리곤 합니다. 이 또한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시각 1급 장애를 가진 자로서 인터넷이나 유트브 직접 찾기가 어려워서 여러 기구들을 통하여 제가 쉽게 공부하고 영성을 길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갇혀서 울부짖던 내 가슴과 내 영혼을 활력 있게 펑 뚫어주신 주님과 목사님께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 저의 나이는 69세입니다. 목사님과 사모님, 세인교회 온 성도들의 영적 성장에 큰 박수를 드립니다. 내 고향 제천에 세상을 밝혀 주시는 목사님이 계심에 자랑스럽고 기쁨이 넘칩니다. 다시 뵙겠습니다.” 지인이 보낸 메일을 읽다가 설교 하는 목사로서 이 보다 큰 기쁨과 보람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싶었습니다. 해서 고린도전서 설교 원고는 훗날 정리하여 출간을 계획하고 있는 까닭에 타인들이 퍼가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전제하여 지체에게 블로그 활용을 허락했습니다. 설교 파일을 들쳐보니 2016년 9월 18일 주일부터 고린도전서 첫 강해를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1년 6개월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다음 주일부터 13장 강해를 시작하니 아마도 금년 가을 즈음이 되어야 고린도전서 강해가 끝날 것 같다는 예상을 합니다. 교우들이 아는 것처럼 담임목사의 강해 사역이 경우에 따라 지루하기도 하고, 또는 너무 어렵고 힘이 들어 따라오기가 쉽지 않겠지만 왜 이런 지난한 고투를 머금으면서까지 이 사역을 해야 하는 지에 대답을 메일을 보낸 주인공이 해주어 저는 참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교회가 참 어렵습니다. 세상의 공격으로 인한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니 차치하고 정말로 목사에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어려움은 너무 가벼워지고, 얄팍해지고, 심지어는 천박해진 말씀듣기를 거부하는 내적 공격들입니다. 해서 목사에게 직면한 못 견디게 힘들어진 힘듦은 레마의 말씀을 들으려하지 않는 내성의 둔덕들과의 싸움입니다. 해서 유감스럽게도 저와 같은 목사들은 결국 이 싸움을 싸우다가 기진하는 아픔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하루에도 수차례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경성하고 다시 옷깃을 여미는 것은 결국 목사와 성도의 승부수는 전한 말씀과 그 말씀의 살아냄이라는 것을 재삼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쉽지 않은 말씀 준비에 목숨을 거는 것이고, 선포된 말씀을 교우들로 하여금 공감하여 변화되도록 하기 위해 목사 스스로 선포된 말씀 살아내기에 또 다시 목을 거는 이중의 부담감이 오늘 나를 옥죄기는 하지만 살아내려 몸부림치는 것입니다. 결국 승부수는 말씀 듣기와 살아냄입니다. 제가 절치부심해야 할 2018년의 사명이자 삶의 목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