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친구 지수일 목사에게2024-04-17 15:57
작성자 Level 10

친구 지수일 목사에게 


친구야지난 주 월요일에 너를 보려 서울에 올라가는 발걸음이 매우 무겁고 힘들었다동기회 톡에서 너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서 지난 20년 동안기적과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육체의 나약함을 꿋꿋하게 버티며 이겨준 친구였기에 설마 했지만 그래도 SNS 로 확인한 너의 병세가 심상치 않았기에또한 설상가상으로 올라가는 날이 고비라는 친구의 호전을 간절히 기도하는 또 다른 친구의 그 한 마디 때문에 맘 졸이며 병원에 도착했다.

중환자실 문 앞에서 초조하게 남편 면회를 기다리고 있는 창백한 선희씨의 얼굴을 보는 순간나도 모르게 울컥했다열이 40도 근처까지 올라갔다는 이야기혈압도혈액 내 산소수치가 모두가 위험스러운 상태에다가 맥박수가 130까지 올라갔다는 안타까운 소식그리고 절망하게 만들었던 말 한 마디는 초기 패혈증 증세를 보이기까지 한다는 말들이 내내 기도하고 있었지만 많이 염려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었다지금에서야 이야기이지만 난 친구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혼돈스러웠다해서 동기들의 전언을 들은 뒤수없이 많은 화살기도를 드렸고주군께 친구의 소생을 간절히 빌었던 것 같다.

동기회에 늦게 참석한 탓에 친구와의 교제도 신학도 시절이 아닌 목회현장에서부터였기에 서먹서먹함은 있었지만 항상 육체의 절망스러운 나락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보란 듯이 이겨주고 있는 친구였기에 언제나 자랑스럽고 또 박수쳐 주고 싶었다제천세인교회의 예배당을 건축하여 입당한 뒤에 그래서 친구를 제일 먼저 강사로 불러 함께 은혜를 나누었던 것도 바로 그런 맥이었단다그리고 그때 친구가 전해 준 소박한 말씀의 은혜는 건축에 지쳐있었던 나에게 소낙비 같은 봇물의 은혜였다.

수일아.

생사의 고비를 건너다시 회복해 주어서 너무나 고맙고 고맙다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여기까지 왜 왔어?’라고 의식을 회복하고 나에게 지청구해주는 말에 넌 내가 아프면 제천에 안 올 거냐?’고 실없는 말로 대꾸했지만 그 지청구가 눈물겹게 감사했다정말로 중환자실에서 나올 수 있을까를 염려했던 나의 연약한 믿음을 퇴원이라는 선물로 박살내준 친구가 옆에서 다시 숨소리를 들려주어서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조금 더 건강해지면 선희씨하고 제천에 내려와라근사하게 모실게이스라엘 성지순례 함께 한지가 10년이 되었네이제는 또 기회가 되면 종교개혁 지역 탐방도 함께 해야지그러려면 더 건강해져야 하고.

이제 무시무시한 무더위와 폭염도 15일이 지나고 나면 계절의 흐름에 굴복하지 않겠니오늘 학생들 수련회 장소인 마산에 응원 차 갔다가 돌아오는 고속도로 길 위로 펼쳐지는 하늘에서 가을하늘을 보았다가을이 머지않은 것 같다더 푸르고 푸른 가을이 오면 싱그러운 노래 한 번 같이 부르며 난장하자친구가 살아주어 행복하다는 밀어를 던진다수일아너무 고맙다살아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