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교회 아카데미 세미나에서
이제 바른 교회 아카데미 사역에 멤버로 사역한지 14년이 되었습니다. 정주채, 김동호 목사가 주축이 되어 서서히 무너져가고 있는 조국교회의 앞날을 염려하며 어떻게 하든지 교회 바로 세우기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에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야 하겠다고 마음을 같이 한 지가 14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을 이번 세미나에 참석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순간 그렇게 몸부림을 쳤던 14년을 뒤돌아보면서 현장 목회자로 교회를 섬기며 느껴야 했던 고뇌가 고스란히 떠오름은 어쩔 수 없는 목사 된 자의 숙명과도 같은 드라마처럼 현실에서 느껴졌습니다. 지난 주간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제주도 샬롬 호텔에서 진행된 22회 연구위원 세미나의 주제는 ‘전환기의 한국교회와 미래지표’라는 테제였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주제에 대한 예민한 성찰을 해 보았습니다. ‘전환기의 한국교회’ 라는 테제는 시의적절 했습니다. 그래서 더 철저한 조국교회의 전환기적인 상태의 현실에 대한 고민들이 세미나 내내 참석자들의 담론으로 부상되어 토론되었습니다. 허공에 메아리치는 의미 없는 탁상공론의 소리들이 아니라 아프지만 자성과 진보를 위한 무거운 소리들이 나누어졌습니다. 여기까지가 긍정의 평가라고 한다면 문제는 뒷부분의 화두인 ‘미래지표’였습니다. 통찰력에 있어서 내공이 있어 보이는 젊은 목사가 첫째 날 본인의 목회 현장에서의 나눔을 통해 이런 고민들을 함께 동석한 목회자와 신학자들에 던졌습니다. “교회 현장에서 우리 목사들이 전하고 있는 종교적 언어들이 포스트모던의 탈 획일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지성적 젊은이들과 청년들에게는 이해는 고사하고 소통되는 언어들이 아니라는 데에 적지 않은 고민이 있습니다. 어떻게 소통시키고 감각하게 해야 할 지 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셋째 날, 그 목회자의 아내로 동역하고 있는 자매가 또 연이어 이런 고백을 참여자들에게 토설했습니다. “현장에서 남편과 더불어 소통하려는 목회에 몸부림을 치면서 열린 목양 사역의 일환으로 파격적인 나눔, 눈높이의 낮춤, 교회스럽지 않은 것의 품음까지도 경우에 따라 진행하는데 가끔은 이렇게 사역을 하면서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에 대한 두려움이 올 때가 있습니다. 어떤 목회가 정답인지에 대해 고민됩니다.” 제가 그들의 말을 문장으로 만들어 정리했지만 서울 도심에서 교회를 개척하여 지성적인 젊은이들에게 집중하고 있는 목사 부부의 진정성이 있는 목양 담론들을 들으면서 선배 목사로서 답을 제시해 주어야 하는데 부끄럽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그들의 질문은 연구위원으로 있는 신학자들에게 물은 질문이 아니라 정글 같은 목양 현장에서 사역하는 선배 목사들에게 묻는 질문이었기에 저 또한 대답을 해 주어야 당사자 중에 한 명이었지만 묵묵부답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정답이 없거나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조국교회의 미래지표가 선명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더욱 답을 정확히 모르는 길을 가야 하는 목사로서 아픔이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의 메시지를 하나 남기고 싶은 마음은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교회를 부흥시키고 성장시키려는 전도 세미나에는 여타 목회자들의 머리가 터져 나가는 시대적인 정황 속에서도 불편하고 부담되고 골머리를 썩이는 바른 교회 아카데미와 같은 정말로 의미 있는 세미나에 고민하고 성찰하려는 젊은 목회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한 조국교회의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꽃이 타오른다는 그 메시지 말입니다. 14년 전에 함께 했던 1세대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은 이제 일선에서 은퇴했습니다. 해서 저 같은 목회자가 중간 다리의 역할을 감당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음을 알기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럼에도 지지할 수 있을 때 더 많이 조국교회를 위해 고민해 보렵니다. 이 또한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부담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바른 교회 아카데미 스텝들의 노고에 박수와 격려를 보냅니다. |